자문단 "안전·교통 등 재검토"…서울시, 37건 대책이행 요구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을 두고 안전, 교통 유발, 지하수위 저하 등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많은 상황인 만큼 공익적 입장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꾸린 시민자문단이 안전, 교통, 지하수위 저하 등 문제를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또 서울시도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에 앞서 롯데 측이 48건의 분야별 대책을 우선 이행하고 관련자료 21건도 새로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이 요원해 보인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관련 현안회의에서 자문단은 시와 롯데 측이 저층부 임시사용을 위한 초고층 공사 안전 대책, 교통개선 대책, 방재대책 등도 더 세밀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발족된 자문단은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됐으며 수차례 회의와 현장점검을 주도해왔다.
시민자문단이 이 같이 제언하면서 저층부 임시개장 문제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해온 시 입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시 관계부서들은 전날 회의에서 임시사용 승인을 위해 롯데 측이 택시 베이(Bay) 설치, TSM(교통체계 개선) 사업 완료, 중앙버스 정류소 설치 등 37건의 대책을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보도가 내려앉거나 경계석 일부가 갈라지는 현상을 없애고 점자블록도 재시공하는 등 11건은 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사 재난안전대책, 교통수요 관리계획, 공사차량 운영방안 등 21건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공사장 안전, 피난·방재, 교통 등 분야별 검토 내용도 깐깐해졌다.
시 관계자는 "자문단은 지하수 유출과 포트홀 등 일반 시민들이 우려하는 바를 가장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조직이라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임시개장 여부는 각 분야 대책이 꼼꼼히 마련될 때까지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한 승인시점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60여개 사안에 대해 부분별로 해당 과에서 검토하고 용역결과를 받은 후 모든 부분에서 통과됐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건축기획과에 제출되면 최종 임시사용승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임시사용승인이 요청된 저층부와 함께 고층부 안전문제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서둘러도 올 연말에나 승인여부가 나오는데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상세하고 많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롯데 측은 안전과 관련된 자체 용역조사 결과 발표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롯데 한 관계자는 "현재 현장 토목설계를 맡았던 외국 건축엔지니어링 컨설팅업체가 현장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온다"며 "지반공학회에도 4개월 정도 의뢰를 맡겼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초고층 건축물의 경우 완공까지 기간이 수년씩 걸리는 만큼 전체 준공단계에서 한꺼번에 사용승인을 내줄 경우 저층부를 몇 년간 활용하지 못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천문학적 투자를 한 공간을 비워두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해일 뿐만 아니라 방범문제에다 도시미관 훼손 등의 문제까지 야기한다"며 "쇼핑몰을 개장할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123층 높이(555m)의 롯데월드 타워는 2016년 말 준공 예정이다. 당초 5월 저층부 조기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으로 논란이 일면서 늦춰지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영업개시일에 맞춰 내부공사까지 마친 입주업체들은 롯데가 임시사용을 신청한 저층부 3개 동의 임시 개장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소송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