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국내외 주요 전자업체들이 이번 주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지난 해 경영성과를 마무리짓는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각 전자업체에 따르면 △26일 삼성SDI △27일 삼성SDS·LG이노텍 △28일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29일 삼성전자·LG전자 △30일 삼성전기가 지난 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발표한다.
특히 국내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29일 나란히 실적을 발표,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로 이어지는 '삼성 전자계열 3형제'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3형제'도 지난 해 성적표를 받아 볼 예정이다.
미국 IT업계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뒤이어 애플 2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28일 실적을 발표한다. 구글과 아마존닷컴은 오는 29일 나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밝힌다. 특히 애플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활짝'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잠정실적을 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확정 실적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총 205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24조9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해 삼성전자 매출의 견인차는 반도체 부문이었다. 특히 3~4분기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을 제치고 반도체 부문이 최대 영업이익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만 3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4분기에도 부진했지만 '갤럭시 노트4'가 선전했다는 평가다. 앞서 삼성증권은 "갤럭시S5 부진으로 인한 재고부담은 줄고 갤럭시노트4가 선전해 판가개선이 기대 이상이었다"며 "재고는 전기와 유사한 7~8주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익이 나지 않는 중저가 제품 판매가 줄어 정상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메모리반도체 D램 세계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해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SK하이닉스의 지난 해 1~3분기 영업이익은 3조4423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3년 연간 영업이익인 3조3798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가뿐히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 최대 실적 '기대'…美 IT 업계는?
애플은 미국 IT 업계의 '실적 기대주'다. 특히 이번 1·4분기 실적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출시 직후 매출이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리서치업체들의 조사결과 역시 애플의 사상최대 실적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시장 조사업체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휴대폰 판매량의 5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조쉬 로위츠 CIRP 공동 설립자는 "애플 매출은 삼성전자의 두 배, LG전자의 다섯 배에 이른다"며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미국 휴대폰 업계에서 애플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아이폰6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텃밭'이었던 한국 시장마저 사로잡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3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40만대 이상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의 판매량까지 합하면 한국에서 판매된 아이폰은 25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외에도 대표적인 미국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이번 주에 이어진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오는 28일 페이스북, 29일에는 구글과 아마존닷컴이 지난 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결산한다.
◇LG전자 '우울'…LG디스플레이, 매출 최대기록 깰까?
LG전자의 4분기를 예상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일부 증권사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을 지난 해 3분기의 반토막 수준인 2400억원로 점치고 있다. LG전자는 3분기에 매출 14조9164억원, 영업이익 461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LG전자의 실적 하락은 주력사업인 TV부문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TV패널가격 상승이 이어지는데다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가격 인하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난 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스마트폰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1년 2020만대, 2012년 2630만대를 기록한 뒤 2013년 4760만대로 뛰어올랐다. 지난 해 연간 판매량은 6000만대 수준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단말기 유통구조법 시행 후 국내 시장에선 영향력이 축소됐지만 해외 시장에선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1~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LG이노텍 역시 4분기엔 평이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라며 "완제품 업체들이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때문에 부품사들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4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7.2% 증가한 7조6717억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1.1% 증가한 6214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호조세는 대면적 TV 판매호조에 따른 패널수요 증가, 4분기 TV용 패널가격의 상승세 유지, 아이폰6 글로벌 확대 판매에 따른 LTPS라인 풀(Full) 양산 효과 덕분 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