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가 주택시장 호조 및 중동 호재로 실적개선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1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한국 철강재 수입량은 3월 201만30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증가했다.
철강재 수입은 2013년 10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다 올 1월(-3.8%)과 2월(-7.3%) 감소세를 보이면서 국내 업황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3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국내 업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이 120만4000t으로 10.2% 늘어나면서 전체 수입을 주도했다. 전체 수입 철강 가운데 중국산이 59.8%를 차지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계절적인 철강 성수기(3∼6월)로 진입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철광석의 공급과잉과 중국의 수요 증가 둔화로 내년도 철광석 가격이 톤당 40달러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원자재 가격 하락은 철강업체들의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완성차업체 등 수요처들의 가격인하 요구도 거세진다.
실제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대한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2분기 철근 공급가격을 톤당 60만원(SD400·10mm 기준)에 합의했다. 1분기 대비 톤당 4만5000원 인하된 가격이며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누적 낙폭만 12만5000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자동차 강판 가격에 대해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주택경기의 호조와 핵 협상 타결을 이룬 이란의 철강 수요가 국내 철강 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란의 경우 중동 지역에서 철강 수요가 많은 국가인 만큼 조만간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면 철강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의 철강수요 규모가 크지 않아 실적개선에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의 철강 수요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1%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라며 "이미 국내 철강사들과 수요선이 있기에 호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