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 선강퉁 출발부터 '시들'…국내 투자자들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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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강퉁' 학습효과·'트럼프 리스크' 등 영향…"장기적 관점 접근 바람직"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지난 5일 시작된 '선강퉁(深港通, 중국 선전(심천)과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의 초반 기세가 기대 이하다. 동시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무덤덤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규제강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다, 2년전 '후강퉁(戶港通,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학습효과'가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선강퉁 거래대금은 지난 5일 6256만204위안(106억원), 6일 4759만127위안(80억원)으로 이틀 누적 거래대금은 1억1015만331위안(187억원)을 기록했다. 이틀간 거래대금이 지난 2014년 후강퉁 첫날 거래대금 140억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일명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강퉁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돼 증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선강퉁 첫날 선전종합지수는 0.78% 하락한 2068.16에 거래를 마쳤고 다음날에는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치면서 약세장이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선강퉁 시행 이틀전 갑자기 나온 중국 증감위의 규제강화 발언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분석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3일 중국 증감회는 보험사들의 적대적 M&A를 경고한데 이어, 당일 증감회 주석이 본토 및 홍콩 시장의 감독·관리를 강화하고 시장간 시세조종 등 위법행위를 엄정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굳이 선강퉁 시행 바로 전 주말에 이같은 발언을 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가 후강퉁 때보다 미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후강퉁 시행 당시 중국은 유동성이 풍부했고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도 강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단기 자금이 부족할뿐더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유출을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3%대 내외로 추산돼 비교적 미미한 수준이지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위안화 약세가 어떤 파급 영향을 몰고 올지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1달러당 6.880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장 대비 위안화 가치를 0.34% 크게 절하한 것이다. 위안화는 지난 2014년 대규모 유동성 공급 시기에 달러 강세와 연동돼 실질환율이 큰 폭으로 절상되면서 상당부분 고평가됐던 것이 2015년 8월 이후 정상화 과정을 걷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중국 증시는 위안화의 피동적인 평가절하, 통화정책 변동과 부동산 규제로 인한 경기둔화 압력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이번 선강퉁 개설이 2년전 후강퉁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며 초기 급등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근거"라고 말했다.

'후강퉁 학습효과'도 선강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4년 후강퉁 도입 당시 상하이 증시 지수가 5000대까지 폭등했다 반 토막 수준으로 추락한 악몽을 겪은 국내 투자자들이 선강퉁에 대해서도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후강퉁에 대한 관심도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후강퉁은 시행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거래량이 10억위안(약 1698억원) 수준으로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중국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강퉁 투자에 접근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위안화 절하가 점진적으로 안정을 되찾아준다면 내년 상반기, 1분기 중국증시에 전환점이 올 수 있다"며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식 취임이후 달러 가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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