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물동량·알짜자산' 가져가는 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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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진해운

글로벌 선사들 반사이익…현대상선 홀로 물류공백 대체 역부족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주력 노선이었던 미주노선 물동량은 대부분 2M(머스크, MSC)이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 알짜자산인 롱비치터미널도 MSC 손에 넘어간다.

23일 미국의 해상무역 데이터분석기관 피어스(PIERS)에 따르면 머스크의 지난달 미주노선 물동량은 3만89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Weekly)로 전년동기대비 35.7% 증가했고, MSC(2만7146TEU)도 49.7%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한진해운 주력노선인 미주서안 물동량 역시 머스크(1만4637TEU)와 MSC(1만6018TEU)는 각각 18.9%, 50.6%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진해운 미주서안 점유율은 7.7%(1만4453TEU)였다. 머스크(6.6%, 1만2309TEU), MSC(5.7%, 1만635TEU) 보다 미주서안에서 경쟁력이 높았지만, 법정관리 이후 한진해운 물동량을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상선의 지난달 미주서안 물동량이 1만4769TEU(7.3%)로 전년동기대비 60.8% 늘었지만, 2M은 한진해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류공백을 온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부산항 물동량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부산항 환적물동량은 79만3841TEU로 전년동기대비 0.20% 감소했다. 지난 8월(-1.98%) 이후 9월(-4.56%), 10월(-6.46%)에 이어 4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머스크와 MSC 등이 주로 이용하는 2부두의 지난달 환적물동량은 25만5354TEU로 12.42% 증가해 9월, 10월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상선도 지난달 부산항 환적물동량은 11만3269TEU로 전년 동기대비 약 26% 증가했다. 한진해운 사태 이전인 지난 8월과 비교하면 31% 늘었다. 현대상선 측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지난 9월 대체선박 투입과 지난 10월 대체선박의 정기 서비스(미주서안) 전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기존 다른 항에서 처리하던 물량을 부산항으로 가져온 것뿐이라고 지적한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현대상선 부산항 물동량은 늘어나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닌지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 선사별 미주서안 처리 물동량. (자료=현대상선)

한진해운 물동량뿐만 아니라 한진해운 자회사 TTI가 지분 54%를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결국 지분 46%를 가진 MSC가 인수한다.

한진해운은 최근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MSC의 자회사 TIL에 넘기는 지분매매계약을 맺었다. 롱비치터미널 최종인수는 내년 3월께 마무리될 전망으로, 기존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MSC는 1대주주로 올라선다. MSC는 지분 일부를 현대상선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진해운 알짜자산을 현대상선이 인수토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대상선이 가져가는 것은 없다"며 "한진해운 사태 이후 운임까지 올라 반사이익을 누리는 글로벌 선사들의 치킨게임 경쟁력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항 물동량 감소 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을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내년 4월 재편되는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 얼라이언스에 따라 부산항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오션 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는 부산항을 기항하는 아시아-북미항로가 15개에서 13개로, 아시아-유럽항로는 3개에서 2개로 각각 줄어든다.

특히 아시아-북미항로는 부산항 환적물동량의 36.6%를 차지한다. 항로변경에 따라 약 35만TEU의 부산항 환적화물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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