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정치판은 탄핵 결정이 어떻게 나든 이미 정유년 닭의 해를 앞두고 닭 모이 헤집듯 이합집산이 시작됐다. 그러나 그 판은 이미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에서 너무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리라. 정말 큰 걱정은 내년 한국 경제다. 올해 성적도 부진하지만 내년 전망은 더 우울하다.

거기 더해 선거의 해에 늘 그렇듯 경제의 부담을 키울 요소들이 각 진영에서 중구난방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 대선은 탄핵 결정에 따라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고 그런 만큼 충분히 다듬어지지 못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올 개연성이 커졌다.

조삼모사일망정 더 큰 떡을 눈앞에 내미는 쪽에 시선 한 번 더 가는 인심을 이용하기 위해 어떤 무리수가 두어질지도 모른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증세 없는 복지정책을 내놓은 결과는 정부 부채의 급증으로 이어져 1천조 원을 넘어섰고 그로인해 일각에서는 이미 그 규모가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걱정을 쏟아낸다. 아무리 내년 대선의 중심 이슈를 개헌으로 끌고 간다고 해도 국민적 관심사가 거기 머물러 있지는 않을 테니까.

1300조 원에 이른 가계부채는 이미 더 이상 걱정을 드러내는 게 무의미한 지경이 됐다. 가계소득이 늘 전망만 보인다면야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도 한결 부담이 덜어지겠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내년 가계소득 증가의 희망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연말 한차례 올린 미국 금리는 내년 중 두세 차례는 더 오를 것이라고 하니 한국 금리도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 철없는 경제 관료들은 경기부양을 내세우며 금리 인하를 주문하기도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이루어져 2년 뒤에는 4%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보면 한국의 금리도 숨 가쁘게 오르막길을 달려가야 할 판이다.

미국 금리보다 최소 0.5% 이상은 높아야 그나마 한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면당하지 않고 살아남을 터다. 그런데 경제부총리는 이달 들어서까지 여전히 금리인하 타령을 했다.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논리지만 그런다고 기업들이 투자에 달려들 여건이 전혀 아니질 않은가.

세계 경기 전망도 어둡고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서서히 무역장벽을 높여갈 조짐을 보인다. 자국 민간산업이 급속히 성장해 나가면서 특히 올해부터 그동안의 개방적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굳이 한국기업에만 유난스러운 건 아니다. 이미 전기차 시장을 조성하면서 자국산 전기차 산업을 육성시켜 놓고 그동안 공들여온 테슬라를 제칠 기미를 보인다. 전기차 이외의 자동차 수입에는 빠르게 제약을 강화시켜 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자국산 비중을 급격히 높이고 있고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넘볼 단계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이미 원자폭탄이며 인공위성이며 주로 군사부문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중국이니 군수산업 기술 일부를 민간기업 부문으로 돌려가며 세계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바탕이 단단하다.

그런가 하면 사이버 유통 부문에서도 매우 빠르게 치고 나간다. 반도체산업, 항공산업, 여행업 등에서도 빠르게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한국이 그동안 강점으로 내세웠던 그 모든 것들이 중국의 발전 앞에 무력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수출 2위국인 미국의 사정도 우리에게 녹록치 않다. 이미 트럼프 차기 정부는 보호무역 의지를 천명한데 더해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부담을 더 가중시켜야 한다고 대선전에서부터 들고 나온 터다.

바깥 사정이 이러면 내부부터 다져야 하는 데 양극화는 나날이 더 심해지고 정부 정책은 오히려 그런 격차를 더 늘리는 데 주력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기업 활동이 활발해야 취업도 늘건만 무턱대고 고용을 늘리란다고 실제로 고용을 늘릴 기업은 없다. 경력자 자르고 청년 고용 늘리는 식으로 그저 한쪽 늘리면 다른 쪽 자르는 식의 대응이나 할 뿐. 그러니 사회 구석구석 숙련자들은 밀려나고 비숙련 초보자들에 의한 각종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가계 소득은 또 그렇게 줄어든다.

게다가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이용자들에게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 타도록 유도하고 있는 마당이어서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얼마나 큰 타격이 올지 아득하다. 그런데 경기부양 하겠다고 내년 예산의 조기집행을 단행하겠다고 마지막 패까지 꺼냈다.

차기 정권은 참으로 큰일 났다. 빈 곳간 열쇠만 받게 생겼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