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해양플랜트로 '수주 절벽' 극복 노린다
삼성重, 해양플랜트로 '수주 절벽' 극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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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대형 FPU. (사진=삼성중공업)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유가가 상승하면서 얼어붙은 해양플랜트 발주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조선 빅3 중 수주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를 통해 반등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일메이저 BP가 발주하는 매드독(Mad Dog)Ⅱ 프로젝트의 부유식 해양 생산설비(FPU)를 약 1조5000억원(약 12억7000만달러)에 수주했다.

국내 조선업계 새해 첫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1년 6개월 만에 해양플랜트 계약을 따냈다. 납기는 2020년 8월까지다.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FPU는 미국 뉴올리언즈 남쪽 300km 해상 매드독 유전의 2단계 개발 사업에 투입되는 해양생산설비다. 멕시코만 매드독 유전의 현재 생산량은 1일 원유 8만 배럴, 천연가스 6000만ft3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11만톤 및 7만톤 규모의 대형 FPU를 건조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입찰에 참여한 결과 이번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으로 반등하면서 해양플랜트에 설비에 대한 오일메이저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살아날 경우 삼성중공업이 그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조선 빅3 중 해양플랜트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이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277억달러다. 해양은 193억달러(이번 수주 제외)로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가 발주하는 모잠비크 코랄(Coral) LNG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프로젝트 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어 해양플랜트 분야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에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전무했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회복된 가운데 1년반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유가가 반등하면서 해양플랜트에 대한 전망도 밝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전문분석 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가스수요는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6%씩 증가해 왔으며, 지난해 현재 해양유전은 전세계 원유(가스)생산량의 28.4%를 담당하고 있다. 일부 해양유전은 육상유전 대비 가격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양플랜드 발주 재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스타토일의 요한 카스트버스(Johan Castberg)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와 뇨르드(Njord) 부유식원유저장설비(FSO) △셸의 봉가(Bonga) FPSO △뉴에이지의 소형FLNG 등 다수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입찰이 올해 진행된다.

저유가로 지연됐던 셸의 멕시코만 비토(Vito)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FPS), 셰브론의 태국 우본(Ubon) FPU도 2018년 발주가 예고된 상태다.

또 해양 유전 개발비용은 2013년 대비 30% 하락하고, 오일메이저들의 손익분기점 수준도 20% 하락하면서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스타토일의 요한 카스트버스 유전의 손익분기점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셸의 비토 유전은 70달러에서 45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일메이저의 손익분기점 유가가 배럴당 평균 46달러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해양플랜트 발주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 조선관련 대학교수는 "해양플랜트 건조기술은 국내 조선사들이 국내 톱이다"며 "유가가 반등했다는 건 그만큼 발주처들에게 투자요인이 생겼고, 유가하락으로 인한 인도지연 리스크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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