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트럼프의 미국이 20일이면 시작이다. 트럼프는 사상 최저 지지율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기록과 지지와 반대 시위가 격렬하게 맞붙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미국 제 57대 대통령 취임식을 치를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임 전부터 이미 전 세계가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그가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제 정치무대의 신인이면서 어디로 튈지 모를 럭비공 같은 이미지를 대통령 선거전에서부터 보여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대선전에서부터 트럼프의 입에 호의적이지 못한 표현으로 오르내렸던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안보 문제든 경제 문제든 트럼프 시대의 미국과 한국 관계는 상당기간 불편을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장 주한 미국대사가 공석으로 몇 달을 보낼지도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임명된 대사들에게 트럼프는 모두 당장 떠나라고 했다. 그 중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포함돼 있어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 전반의 기조가 뒤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중국과는 중국이 주장하고 미국도 그간 사실상 묵인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대만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가 취임 후 동아시아 전략을 어떻게 끌고 갈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으로서는 가뜩이나 국내 정세로 인해 트럼프와의 정치적 접점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데다 기업인들마저 박근혜 정부와의 뇌물 거래 의혹에 이리저리 얽히며 트럼프 취임식을 그야말로 바다 건너에서 쳐다만 보고 있는 형국인데, 외교 채널마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다면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 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정부 관료들은 한미간 안보협력이나 경제관계나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실상은 그 양쪽 모두에서 꽤 불안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안보문제에서 첫째는 방위비 분담 문제일 것이다. 선거전에서 이미 거론된 문제로서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북미관계다. 그 전부터도 긴장관계였고 이미 오바마 행정부에서부터 그 긴장의 도가 더 높아지긴 했지만 트럼프는 북한 정권과 마찬가지로 벼랑 끝 전술에 꽤 능숙할 것으로 보여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극심한 긴장에 시달릴 가능성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위기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당연히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차기 정권의 성격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국내 정치 또한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덩달아 언론 문화 환경 역시 악영향을 받을 우려가 커진다.

안보가 정권의 방패로 기능할 경우 민주주의의 역사는 후퇴를 못 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마 그렇게까지 가겠냐 싶지만 우리는 이미 ‘설마’라며 쉽게 부정해버리지 못할 경험을 하고 있다.

한반도의 위기 고조가 경제에 위협이 되는 것 못지않게 트럼프의 경제정책 또한 우리에게 여러모로 위험성을 높여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취임 전부터 트럼프가 말해왔듯이 미국의 일자리 증가에 방해가 된다 싶으면 무역장벽을 비정상적으로 높일 수도 있고 무역역조가 심한 국가에 대한 각종 규제 강화 등 예상 가능한 어떤 전략이라도 들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임도 하지 않은 대통령 당선자가 달러 강세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달러 가치가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달러 가치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는 불문율 같은 것도 트럼프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정치 신인이지만 그 이전에 그는 사업가다. 성공한 사업가로 개인 자산이 스스로 밝히기는 100억 달러(우리 돈 11조원)에 달한다는 트럼프다. 물론 뻥튀기 논란도 있지만.

게다가 매우 전투적인 방식으로 부동산시장을 휘저으며 돈을 벌었다. 그 방식 그대로 미국이라는 기업을 세계시장에서 더 확실하게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따라서 우리가 트럼프의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자세를 완전히 바꿔야만 한다.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 등 모든 부분에서 철저한 상거래의 원칙으로 상대해야만 한다. 방위비 분담 문제를 들고 나오면 주한미군 전력 중 대 중국 전력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상을 요구해야 하고 비싼 한국의 토지를 사용하는 데 대한 이용료도 정당하게 받겠다고 나서야 옳다.

트럼프의 미국은 더 이상 ‘우방’이 아니라 철저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대접받길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