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위스키' 살아남는 법?…한국인 입맛 공략
'위기의 위스키' 살아남는 법?…한국인 입맛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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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저 W 시그니처'와 '그린자켓' (사진 = 각 사)

디아지오·윌리엄그랜트앤선즈 등 토종 위스키 개발로 안간힘
'용량·도수' 낮춘데 이어 웹툰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위스키업체가 계속되는 장기 불황으로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지난해 김영란법(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8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윈저'의 디아지오코리아와 '글렌피딕'의 윌리엄그랜트앤선즈 등은 한국인 입맛을 공략하는 위스키를 각각 선보이면서 불황 타개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위스키 출고량은 167만 상자로 지난 2015년보다 4.5% 감소했다. 전통 강자였던 페르노리카코리아(-19.5%), 하이트진로(-18.4%), 디아지오코리아(-10.3%), 롯데주류(-10.2%) 등 판매량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폭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WGS코리아)(67.9%)와 골든블루(31.1%) 등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업계는 국내 위스키시장이 예년보다 불확실성이 가중됐고, 이러한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불황을 타개하려는 일부 위스키업체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최근 한국인 입맛 공략에 나선 '윈저'로 알려진 디아지오코리아와 '글렌피딕'의 WGS코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앞서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는 한국인 입맛에 딱 맞게 만든 한국형 블렌디드 위스키를 출시하며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 되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출시 20년을 맞아 야심 차게 '윈저 W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난히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디아지오가 자랑하는 3명의 세계적인 마스터 블렌더 더글라스 머레이(Douglas Murray), 크레이그 월레스(Craig Wallace), 캐롤린 마틴 (Caroline Martin) 이 각자의 이름을 걸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아 '완벽한 부드러움'을 재현시킨 게 이 위스키의 특징이다.

여기에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 조사와 한국의 위스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반영이 돼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부드러운 맛과 풍미로 완성된 제품이다.

현재 '윈저 W 시그니처'는 출시 이후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WGS코리아 역시 한국인 입맛에 맞춘 저도수 프리미엄 위스키 '그린자켓' 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2년과 17년으로 출시된 '그린자켓'도 WGS의 6대 마스터 블렌더 브라이언 킨스만(Brian Kinsman)이 각별히 엄선한 100% 최상의 캐나다산 원액을 사용했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블렌딩해 최고의 부드러운 맛과 진정한 위스키 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 제품은 WGS의 130여 년 역사상 아시아 최초로 현지 법인 주도로 개발된 첫 로컬 위스키로, 출시 전 위스키 원액 선정 과정에서 1700여 명의 주류업계 관계자 및 고객들을 대상으로 맛과 향, 원액 빛깔 등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고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위스키업체들이 한국인 입맛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는 예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1997년 출시된 '스카치 블루'도 21년산과 6년산 원액을 블렌딩한 것이 큰 특징인데, 이는 스트레이트를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함이었다. '윈저' 역시 한국과 스코틀랜드 블렌딩 마스터가 함께 제작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점이 특징이다.

▲ 세계 최초 로얄살루트 더 볼트 라운지 오픈.(사진 = 페르노리카코리아)

이와 동시에 1~2인 가구의 혼술, 홈술 등 변화하는 주류업계 트랜드를 겨냥해 다양한 프로모션 움직임도 눈에 띈다. 뿐만 아니라 기존 VIP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고급화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캠핑과 피크닉 등의 야외활동 인구 증가와 더불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1~2인 가구의 혼술, 홈술 트렌드를 직접 겨냥해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 200mℓ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맥캘란도 기존의 700㎖ 용량보다 최대 50%까지 작은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 500㎖'와 '맥캘란 12년 파인오크 350㎖'를 선보였다.

맥캘란 관계자는 "국내에 혼술, 홈술이 트렌드로 급부상 하면서 저용량 제품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며 "뜨거운 국내 반응에 힘입어 맥캘란의 트리오 라인을 저용량으로 만들어 전 세계로 확대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열혈강호'로 유명한 만화가 전극진씨와 '브레이커'로 호흡을 같이한 박진환씨의 임페리얼 웹툰을 선보이는 등 마케팅 강화 전략에 나섰다. 또 프리미엄 스카치 위스키인 '로얄 살루트'의 기존의 고객 유치를 위해 세계 최초로 로얄 살루트 브랜드 라운지를 최근 파라다이스 시티에 오픈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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