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락 "위반사항이면 금감원이 제재했을 것…문제없다"
금감원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부합하지만 지적사항"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보락이 사업보고서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을 따르지 않고 허술하게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락은 2013년부터 4년 동안 주요 매출처만 기재하고, 매출처별 비중은 기재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2017년 6월 19일 개정)을 보면 주요 매출처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기재해야 한다(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제4-2-6조(매출) 2항, 작성지침 ⅳ항목).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실 공시된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2017년 6월 19일 개정)(사진=금융감독원)

이 기준을 적용하면 보락이 고의로 매출처 비중을 사업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로 인해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경우 △과징금 부과 △증권발행 제한 △경고 등 행정제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특히 보락은 LG생활건강에 대한 매출 비중이 커진 뒤, 주요 매출처 비중을 한데 묶어 공시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보락이 2012년까지 공개한 주요 매출처 가운데 LG생활건강의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보락의 LG생활건강에 대한 매출은 2010년 7억8000만원(3.4%), 2011년 14억3000만원(5.66%), 2012년 27억원(8.61%)로 3년 새 3.5배 늘었다.

LG생활건강은 2012년 기준으로 태평양제약(37억원)에 이어 보락의 두 번째 매출처로 올라섰다. 이어 동아제약(23억원), 해태제과(19억원), 오리온(15억원)순이다.

그런데 보락은 돌연 2013년부터 주요 매출처별 비중을 빼고, 총 매출비중만 공시했다. 보락이 매출처 비중을 공개하지 않은 뒤 LG생활건강을 포함한 주요 매출처 비중은 2013년 42.20% 2014년 39.03% 2015년 45.41% 2016년 44.93%로 매년 40%를 웃돈다.

   
▲ (왼쪽 사진) 보락이 2010년부터 2012년 까지 주요 매출처와 매출비중을 공시한 사업보고서 (오른쪽) 보락이 2013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 주요 매출처 별 비중을 공시하지 않고 주요 매출처가 보락에 차지하는 총 매출비중만 공시한 사업보고서)(사진=금융감독원)

이에 일각에서는  LG그룹과 사돈 관계인 보락이 LG생활건강과의 거래를 다른 거래처와 합쳐서 공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보락 관계자는 "매출비중을 거래처별로 하지 않았지만 위반 대상이면 금융당국에서 제재를 했을 텐데, 제재 받은 적이 없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니냐"면서 "매출비중은 영업기밀이 될 수 있어 매출처별 비중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매출처별 비중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정제재가 되는 것은 아니고, 고의성이 있었는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처 손실 등이 발생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행정제재 처분한다"며 "기업공시 작성기준대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지적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광모 LG 상무와 보락의 최대주주인 정기련 대표의 장녀 효정씨는 지난 2009년 결혼했다. 구 상무는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이다. 국내 재계 서열 4위 LG 총수와 보락 대표가 사돈 관계인 셈이다. 구 상무는 애초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아들이 없는 구 회장의 양자로 2004년 입적했다. LG의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