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율 높이기 위해 입주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 지원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지난 2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로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등의 여파로 대출금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은 최악의 경우 입주까지 포기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8.2 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도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입주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입주한 아파트 가구 수는 22만869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만6683가구)보다 29.4% 증가했다. 오는 11월까지 입주될 가구 수도 10만2238세대에 달한다. 단순 계산 시 월평균 3만85가구가 새집으로 이사를 한다는 것이다. 올해 12월과 내년에 역대 최대인 43만가구를 합하면 2년 새 80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진다.
이처럼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화성 동탄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매매가격이 911만원이었지만 7월 현재 882만원으로 내려왔다. 올해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보다 500만∼1500만원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입주를 앞둔 수요자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전세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제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과 갈등을 겪거나 잔금을 구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은 입주를 포기하기도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보고서에 따르면 7월에 입주 기간이 만료되는 단지의 입주율은 전국 82.3%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83.6%, 지방은 81.4%다. 권역별로는 강원권과 대전·충청권 입주율이 70%대 수준으로 제일 낮았다. 7월 미입주 사유로는 '세입자 미확보'가 33.3%로 가장 높았고 기존주택 매각 지연(20.6%), 잔금대출 미확보(1.7%)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8.2대책으로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향후 입주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철 주산연 연구위원은 "8월에는 예상보다 고강도 규제대책 여파로 수요자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택사업자가 당초 기대했던 입주 여건보다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대책이 입주시장에 미칠 영향을 입주단지별로 파악해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입주 특화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입주 대란을 겪는 사이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악몽에 시달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예방조치인 셈이다.
대우건설은 2015년부터 입주리스크 평가 모형을 만들어 6개월 전 입주리스크를 확인하고 3개월 전 입주 촉진안을 확정한다. 일례로 3월 입주한 경기도 양주신도시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단지에 인근 옥정초등학교까지 오가는 등하교용 셔틀버스를 조기 운행해 입주자들이 지하철역과 마트 등의 편의시설을 조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SK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홈페이지인 'SK뷰'를 통해 입주하고 싶은 날짜를 직접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 예정일을 등록하게 되면 건설사가 실시간으로 입주 물량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은 연초 입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센터를 보강했다. 특히 주택 마케팅 담당 임원을 고객센터로 전진 배치해 입주전략을 다시 짰다. GS건설은 입주 전담 부서를 최근 몇 년에 걸쳐 확장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에게 사전점검과 안내문발송, 입주 청소는 물론 입주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과거 입주포기 등으로 잔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