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8·2대책에도 3분기 '호실적'…KB, 리딩뱅크 '굳히기'
4대금융, 8·2대책에도 3분기 '호실적'…KB, 리딩뱅크 '굳히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책 시행 앞둔 주담대 쏠림+신용 대출 급증 효과
우리銀, 희망퇴직에 민영화 후 첫 순익 감소 전망

[서울파이낸스 이은선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사가 3분기에도 견조한 대출 성장을 기반으로 순익 개선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의 8·2대책 시행으로 타격이 우려됐지만, 오히려 규제 직전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다 신용대출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2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한 KB금융지주는 3분기에도 순익 1위를 달성하면서 선두 지위를 굳힐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KB금융지주·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은행 등 4대 금융의 3분기 지배주주귀속 순이익은 2조4940억원 규모다. 지난해 3분기 실적치(2조780억원)대비 20%나 성장한 수치다.

◇주택·신용대출 '급증'…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타격'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은행권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지속한 배경은 역시 대출 성장이다. 정부의 8·2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급속히 둔화됐지만, 규제 적용 이전에 대출을 당겨받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역의 주택 대출 수요도 일시에 몰렸다. 실제로 8월중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올해 최대폭인 6조7000억원 급증했고, 8월에도 6조5000억원의 증가 규모를 유지했다.

특히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출범에 따른 은행권의 마케팅 강화와 주담대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로 8월 가계부채 증가폭 중 절반 이상인 3조4000억원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에서 이뤄졌다. KB국민은행의 1%대 경찰 우대 대출인 무궁화 대출이 급증한 점이 일조했다는 분석도 있다. 9월에도 이사철과 가을 나들이 소비 수요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수요가 꾸준하고 신용소액대출 역시 꾸준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은행권 평균 순이자마진(NIM)이 1분기 5bp, 2분기 4bp 상승에 이어 3분기에도 1~2bp 내외로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는 예상치 못한 출혈도 발생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이익 발생을 기대했지만,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무산되고 자율협약 구조조정이 결정되면서 오히려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상장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 익스포져는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 별로 50억원 미만에서 500억원까지 충당금이 발생할 전망이다.

◇KB, 2분기 연속 이익 1위…희망퇴직 우리銀 '부진'

▲ 자료=FN가이드

그룹 별로 보면 2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했던 KB금융이 3분기에도 8496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1위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3분기(5644억원)보다 50.5%나 급증한 수치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부터 KB손보와 캐피탈의 실적을 100% 반영하면서 경상 분기 이익이 8000억원 중반선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 적립액은 400억원 내외로 추정됐다.

올해 이익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하고, 본격적인 리딩뱅크 지위를 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66%로 줄어든 그룹 내 은행 이익 비중이 손보와 캐피탈 연간 실적이 100% 반영되는 내년부터는 58% 전후로 낮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B금융은 여전히 지분증권의 유가증권평가이익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본격적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각 없이도 호실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조급함이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년에는 비은행 이익 비중이 올라오면서 은행지주 중 가장 안정된 포트폴리오를 갖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기준 순익 1위를 유지했던 신한지주도 3분기에는 리딩뱅크 지위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4대금융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신한지주의 경우 올 3분기에 7764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동기보다 9.7% 성장한 수치다. 특히 추석 연휴 이후 최근 나온 전망들의 경우 대부분 순익규모다 8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있다.

3분기에는 신한지주의 비자카드 등 주식 매각익 700억원과 대우조선해양 추가 충당금 100억원 등이 특이 요인으로 반영된다.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은 30억원 내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지주 역시 연간 순이익이 3조원 이상 기록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백두산 한국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발생할 수 있는 딜라이브 감액손이나 대우조선해양 출자전환분에 대한 손상차손을 고려하더라도 연간 지배순익이 3조4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도 외환은행 인수 관련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올 3분기에도 전년보다 20% 성장한 5428억원의 순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순이자마진이 2bp 가량 상승하면서 타은행 대비 개선폭이 클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은 2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경상적 충당금 전입 감소가 지속되면서 대손율은 양호한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민영화를 전후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온 우리은행의 경우 금호타이어 충당금에 더해 희망퇴직 비용 타격을 입으면서 순익 규모가 쪼그라들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익 전망치는 3252억원으로 집계됐고, 추석 연휴를 마친 10일 이후 발표된 6개 증권사의 전망치는 1675억원~2686억원 수준으로 컨센서스 보다 현저히 낮다. 지난해 3분기(3556억원)와 비교해도 크게 부진한 수치다.

우리은행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 탈피를 위해 단행한 1020명 규모의 희망퇴직으로 3분기에만 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금호타이어에 대한 익스포져도 우리은행이 2389억원으로 가장 많다. 충당금은 최저 200억원에서 많으면 500억원 가량을 쌓게 될 전망이다. 다만, 민영화 이후 과점주주들과의 시너지 효과로 수수료이익이 늘고, 부실채권 비율도 업종 평균보다 낮아지는 등 경상 이익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시행을 앞두고 4분기 은행권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정작 연간 순익 호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대책 내용 자체가 신DTI나 DSR도입 가이드라인, 자영업자·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등으로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로 대출 둔화가 예상되지만,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담대와 집단대출 수요가 지속될 것이고 인터넷은행 영향으로 소액대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오히려 우량담보 중심의 대출 확대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금융당국 권고로 중소기업 모험자본 대출이 증가하더라도 이로 인해 대출의 질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