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重 올해 수주 목표 달성…환경규제로 LNG추진선 교체 수요↑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지난해까지 극심한 '수주절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면서 기사회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은 지속하고 있지만, 환경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대형 계약 잇따라 성공 '수주잔량↑'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올해 들어 잇따라 대형 계약에 성공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국내 선사 장금상선으로부터 31만9000DWT(재화중량톤수)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 이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환경 규제인 '티어3'(질소산화물 배출량 1kWh당 3.4g 이하)을 충족하는 사양으로 건조돼 2019년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선사인 키클라데스(Kyklades)가 발주한 31만9000DWT급 VLCC 2척의 수주도 사실상 확정지었다. 연내 체결될 이번 계약에는 옵션 2척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중공업그룹 3사(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지난 10월 말 기준 총 75억 달러(약 8조2000억원)를 수주해 올해 연간 목표액을 조기에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캐나다 에너지 전문선사인 티케이(Teekay)로부터 13만DWT(재화중량톤수)급 셔틀탱커 2척을 약 2억4000만 달러(약 2600억원)에 수주했다. 셔틀탱커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해상에서 선적해 육상 저장기지까지 실어 나르는 선박이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총 27척, 약 67억 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 수주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 수주를 채우지 못했지만, 막바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분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사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LNG-FSRU) 1척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척 등 총 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에도 그리스 에어로스(Aeolos)사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 1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의 총 계약 규모는 약 4억8000만 달러(약 5200억원) 규모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5척 약 29억4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며, 지난해 15억5000만 달러 수주실적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주실적을 거뒀다.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조선사들이 올해 목표를 달성하면서 수주잔량도 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1월 말 기준 수주잔량 704만2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200척을 기록해 전달(691만8000CGT(200척)) 대비 약 12만CGT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11월 수주잔량이 313만5000CGT(64척)를 기록해 전월 300만1000CGT(58척) 대비 약 13만CGT 늘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11월 수주잔량이 570만6000CGT(80척)를 기록해 전월 608만9000CGT(85척) 대비 약 38만CGT 감소했다.
◇올해 발주 LNG선 17척 중 9척 계약 따내
조선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하면서 친환경 선박인 LNG선의 수요가 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LNG는 대표적인 친환경 연료로 알려졌다. 가스전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압축해 액화한 연료로 사용 과정에서 공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국제해사기구의 기준에 가장 적합한 연료로 부각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0년 1월부터 전 세계 선박연료의 황산화물(SOx) 함유량을 현행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탈황장치 부착이 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LNG추진선의 교체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공개된 'SMM 해사 산업 보고서(SMM Maritime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글로벌 선주사 10곳 중 4곳 정도(44%)는 신규 발주 시 LNG선으로의 발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도 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 17척 가운데 총 9척의 LNG선 계약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