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018년에도 하락 기조 유지
환율, 2018년에도 하락 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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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요인 1%p 상승시 원/달러 환율 변화율 효과.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수출 증가 등 韓 경제 호조…정부 개입도 소극적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 지난해 말 약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새해들어서도 하락 기조를 유지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내린 1061.2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4년 10월 30일 1055.5원을 찍은 후 3년 2개월만의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꾸준히 강세를 보인 원화가치가 연초에도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환율 하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 또한 환율이 떨어지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새해 초 환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 연구원이 발표한 '환율변동의 결정요인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통화량 및 산업생산 △한미 간 단기 금리 차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이 환율 변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한국의 소득 수준 향상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2017년 3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분기, 전년동기대비)은 2014년 1분기 3.9%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3.8%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수지 상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의 흑자폭이 확대되는 상황도 원화강세의 재료다. 한국의 국제수지 상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은 흑자 수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증권투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투자는 2016년 기준 670억 달러이며 전체 금융계정 중 약 6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상장 주식 및 채권 투자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순매수로 전환됐다. 2017년 10월 누계 기준으로 상장 채권 12조1000억원, 상장 주식 10조4000억원, 총 22조4000억원이 순매수로 전환된 바 있다. 통상 외국인이 투자를 할 경우 외환시장에는 달러가 유입되기 때문에 환율 하락의 요인이 된다.

비거주자 차액결제선물환(NDF)의 일평균 거래 규모가 확대된 점도 환율 하락을 지속하는 요인이다. 지난 2017년 1~9월 기준 비거주자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는 일평균 91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48억7000달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된 규모다.

미국과 한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금리 차 확대도 환율 하락 요인이 된다. 금리가 상대국가에 비해 높아지면 투자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원화 강세의 요인이 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환율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신임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 이사는 대체로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입장을 펼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이 내년 2회 내외의 신중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제펀더멘털(Fundamental) 강화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변수에 안정적인 기초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은 개방성이 높고 경제의 대외 건전성 수준이 높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비거주자의 투기적 공격에 취약한 시장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 투자 과세, 외환 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이미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출기업의 결제 통화는 대부분 달러(2017년 2분기 84.4%)로 이뤄지고 있어 결제 통화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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