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커피전문점 '컵도둑' 늘었다
일회용품 규제 커피전문점 '컵도둑'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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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발생 줄었지만 비용 부담 커져 '매장용' 문구 넣는 등 대책 고심
(사진=커피빈코리아)
'커피빈'에서 유리컵에 담은 아이스커피를 내놓고 있다. (사진=커피빈코리아)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카페(커피 전문점)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 이후로 머그컵 파손, 분실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컵을 계속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데다 음료 제공에도 차질이 생기니 난감하죠." 커피 전문점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되면서 쓰레기 발생량은 줄었지만 '컵 도둑'이나 파손 사고가 늘어나 점주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는 지난 8일부터 여러 커피 전문점을 찾아 일회용품 규제 이후 머그컵 분실 현황 등을 알아봤다. 직접 방문한 커피 전문점 15곳 가운데 '일회용컵 규제 이후 컵을 분실했다'고 답한 매장은 '모르겠다'고 답한 3곳을 제외하고 8곳이었다. 대체적으로 개인 커피 전문점보다는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 매장일수록 분실 사례가 잦았다.

서울 마포구 A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알바생 김지연(24)씨는 "매장 내 손님에게 제공하는 머그컵을 몰래 가져가는 손님들이 있다"면서 "매장 규모가 크다보니 손님이 몰래 가져가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B 커피 프랜차이즈 점장 이 모씨도 "매장이 만석일 때 필요한 만큼 다회용컵을 구비해야 하는데, 마감 시간에 확인해보면 컵 개수가 비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일회용컵 규제 이후 분실이 늘어서 계속 발주를 넣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머그컵 파손 사고도 함께 늘었다. 대부분 커피 전문점에서는 유리컵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손님들이 컵을 떨어트리면 잔이 깨지거나 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일회용컵 규제 이후 매장에 필요한 컵 개수가 늘어나 발주량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분실이나 파손 사고로 인한 추가 발주도 늘었다"면서 "규제 이후 현재까지 평균 발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고 말했다.

이에 업체들은 매장 내 컵을 다회용 플라스틱컵으로 교체하고, 컵에 '매장용' 문구를 넣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고려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개인 컵 이용을 독려하는 캠페인도 활발히 펼치는 중이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에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개인 컵으로 음료를 구매하는 손님에게 해피포인트 앱(애플리케이션) 스탬프를 주고, 스탬프를 3개 모으면 아메리카노 교환권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은 개인 컵을 지참한 손님에게 300원 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개인 컵을 이용하면 매장 직원 업무 부담과 머그컵 분실·파손 사고를 줄일 수 있다"며 "테이크아웃을 하더라도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개인 컵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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