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수개월째 기다렸는데 중도금이 대수인가요. 당첨되면 무조건 들어와야죠" (용산구 동부이촌동 거주 윤 모씨·36)
올 하반기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래미안 리더스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소 10억원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할 정도로 진입 문턱이 높지만, 올해 마지막 '강남 로또'를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삼성물산도 알짜 입지에 선보이는 단지인 만큼 수요층에 맞춰 고급화 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최고급 가전라인인 '데이코' 제품을 '래미안'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3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때이른 찬바람에도 겨울 외투 차림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삼성물산이 분양에 나선 '래미안 리더스원'의 견본주택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평일인데다 최근까지 개관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탓인지 10시 개관에 맞춰 방문한 인원은 200명 안팎. 비교적 한산했으나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기대에 찬 표정이었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지하 3층~지상 35층, 12개동, 총 1317가구 규모다. 이 중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232가구(전용 59~238㎡)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 시세차익 '최소 5억원'…"중도금이 대수냐"
이 곳은 분양 전부터 '강남 로또 단지'로 기대감이 높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 3.3㎡당 분양가는 평균 4489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평당 1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인근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 84㎡가 지난 7월 1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호가까지 따지면 최소 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12억6000만~12억8000만원 △74㎡ 14억~15억원 △83㎡ 15억8000만~17억원 △84㎡ 15억7000만~17억3000만원 △114㎡ 18억~19억9000만원 △135㎡ 21억5000만~21억9000만원 △178㎡ 29억원 △205㎡ 35억원 △238㎡ 39억원 등이다.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여서 당연히 중도금 대출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온전히 수분양자들이 감당해야 하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큰 부담을 갖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강남구 삼성동에서 온 최 모(57)씨는 "중대형 평수에 청약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대출은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 당첨만 되면 기존 집을 팔고 거주지를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유상옵션 비용 '억' 소리…'데이코' 첫 선
주수요층이 '현금 부자'인 만큼 유상 옵션 비용도 타 단지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용 114㎡ 이상 주택 청약자들만 선택할 수 있는 '데이코' 유상옵션이다.
데이코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주방가전 업체다. 2016년 8월 삼성전자가 인수했으며, 이번에는 냉동고, 김치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인덕션, 렌지후드 등 6종으로 구성됐다. 기존까지 '래미안' 브랜드에 세프 컬렉션을 적용해왔다면, 초고가 빌트인 가전을 원하는 수요층을 고려해 처음으로 데이코를 적용했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전시된 가전세트를 선택할 경우 가격은 6200만원에 달한다. 개별 선택은 할 수 없다. 여기에 세대 확장,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 거실 터닝도어, 주방 아트월 연장 등 타 옵션까지 더하면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이 비싸진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고급 가전을 원하는 조합원들을 위해 데이코를 제안한 것"이라면서 "고가이지만 관심을 보이는 방문객이 많다. 향후 공급하는 단지들도 조합원들과 협의되면 데이코 옵션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