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랜드] 휠라코리아 '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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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이탈리아 비엘라에서 탄생…윤윤수 회장, 부도 위기 본사 인수 뒤 흑자 전환
휠라 운동화 '디스럽터2' (사진=휠라코리아 홈페이지)
휠라 운동화 '디스럽터2' (사진=휠라코리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휠라코리아 '휠라'는 국내에 못생긴(어글리) 신발 열풍을 불러온 브랜드다. 지난해 선보인 '디스럽터2'(Disruptor2)는 100만켤레 이상 팔렸고, 미국 풋웨어 뉴스로부터 '2018 올해의 신발'로 꼽혔다. 1990년대 국내 출시와 함께 10·20세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던 휠라가 제2 전성기를 일궈낸 것이다. 

휠라는 1900년대 이탈리아 작은 도시 비엘라에서 탄생했다. 밀라노로부터 100km 떨어진 이곳에 살던 삼형제가 남다른 색채를 반영해 니트와 속옷을 생산했던 게 시초다. 1923년 사업체 모습을 갖췄고, 1972년 이탈리아 자동차 기업 피아트가 휠라를 인수하면서 단순한 의류 브랜드가 아닌 스포츠레저 브랜드로 발돋움하게 됐다.

휠라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1980년대 초반이다. 휠라가 침체 분위기에 접어들었던 때 윤윤수 현 휠라 회장을 만난 것이다. 신발업체 화승에서 일하던 윤 회장은 휠라에서도 운동화를 내놓으면 잘 팔릴 거라고 확신했다. 미국에서 휠라 신발 판권를 가진 호머 알티스를 설득했고, 한국에서 만든 신발에 휠라 상표를 붙여 미국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휠라 쪽은 "스포츠화 생산을 계기로 점점 활기를 띠게 되면서 미국에서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외국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에서 휠라 신발 매출이 의류를 뛰어넘자 이탈리아 본사는 윤 회장을 주목하게 됐다. 1991년 설립된 휠라코리아에서 윤 회장이 연봉 100만달러 사장으로 선임된 계기다. 윤 회장은 취임 이듬해 휠라코리아를 매출 150억원 규모로 키운다. 10년도 되기 전인 2000년엔 1470억원을 거두는 회사로 덩치를 불렸다. 이후 휠라코리아를 세계 1위 법인으로 키웠고, 부도 위기에 처한 글로벌 휠라를 인수해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2011년엔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골프용품 업체 아쿠쉬네트까지 품에 안게 됐다. 

휠라가 9월23일에 열린 2019 봄·여름(S·S)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휠라)
9월23일 휠라코리아가 '2019 봄·여름(S·S) 밀라노 패션위크'에 참가해 휠라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휠라)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휠라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밀렸다. 그러나 윤 회장의 장남 윤근창 사장의 주도로 대대적인 브랜드 개편에 들어갔고,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도 이뤄냈다. 효자 상품은 '코트디럭스' 운동화다. 지난해 말 기준 100만켤레 판매고를 올렸다. 9월 말 처음 출시된 이후, 1분에 1.5켤레씩 팔린 셈이다. 소비자가격을 6만9000원으로 잡으면서 10~20대 소비자 사이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甲) 운동화'로 불렸다. 

이후 출시된 후속작 디스럽터2와 '레이'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디스럽터2는 1997년 출시됐던 디스럽터의 후속 제품으로, 지난해 6월 이후 국내에서 약 150만 켤레가 팔렸다. 세계 판매량은 올해 연말까지 1000만 켤레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휠라 측은 "지난해 세계적인 레트로 스포츠 트렌드를 바탕으로 헤리티지 라인을 젊은 층에 맞게 제안했다"며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짚었다. 

9월엔 휠라 본고장에서 패션쇼도 열었다.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내년 봄·여름(S·S) 컬렉션을 선보인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로서 이례적으로 단독 런웨이를 펼치면서 미국 바니스, 블루밍데일, 버그도프굿맨 같은 유명 유통사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앞서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펜디를 비롯해 유명 패션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 제이슨 우, 바하 이스트와 협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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