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동산 전문가들은 19일 발표된 정부의 3기 신도시 입지에 대해 "서울과의 접근성은 일단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을 최대한 빨리 확충해야 3기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지영 양지영R&C 연구소장은 "3기 신도시 입지가 서울 접경지역으로 서울 출퇴근하는 데 양호한 지역이 선정됐다는 점에서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3기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입지가 나쁘지 않아 대기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면 수도권에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져 서울 주택 수요를 다소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광역교통망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2기 신도시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수요 분산 효과를 내지 못한 데는 서울로의 교통편이 미비하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토부 역시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3기 신도시는 주민들이 입주할 때 교통 불편이 없도록 2년 빨리 교통대책을 수립·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에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베드타운(Bed Town)'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선 장기적으로는 신도시 안에서 직장과 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파주신도시 등 2기 신도시 대부분은 교통이나 학교 등 기반시설이 좋지 못해 최근까지도 미분양에 시달린 것과 달리 판교신도시는 테크노벨리 조성 등으로 직주근접이 가능해 집값도 많이 오르고 있다"며 "택지나 아파트를 분양할 때는 직장과 학교, 기타 기반시설 갖춘 상태에서 공급해야 제 2, 제3의 판교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는 서울 수요를 분산하면서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대급부로 하남, 과천 등 이미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진 곳은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양지영 소장은 "인천 계양은 인천 중에서도 서울 접근이 좋은 지역이고 인천의 중심역할을 해온 지역이므로 서울 수요 흡수와 인천 수요 흡수도 가능하다"며 "현재 분양 중인 검단 등의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인천 청라와 송도 역시 크지는 않겠지만 일부 인천 수요가 계양으로 넘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남과 남양주 역시 현재 많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인 데다가 매수자들은 3기 신도시로 분산돼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으며 가장 입지가 뛰어난 과천에 대한 기대를 거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다만, 2기신도시 중에서도 파주신도시 등 교통이나 학교 등 기반시설이 좋지 못하는 지역의 가격 조정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도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은 조정 양상이 더 이어질 것"이라며 "교통 접근성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달라지므로 GTX 수혜지역과 일반지역 간의 시장 차별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