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4일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 재조사와 관련해 "늦지 않은 시간에 분쟁조정을 조기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즉시연금과 암보험 등 보험금 지급분쟁에 대해선 대형 보험사가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원장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4개 회사가 분쟁조정을 신청해서 살펴봤고, 은행과도 접촉해 정보를 확인했고, 법률 조언도 받고 있다"며 "대충 정리돼 늦지 않은 시점에 분쟁조정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코 '재조사'라는 표현을 두고 "대법원 판결 난 것을 보는 게 아니다"며 "현 시점에 보는 것은 금감원이 할 수 있는 분쟁조정을 위한 조치 노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즉시연금과 암보험 과소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대형사가 업계에서 리드를 하면서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많다"며 "하지만 우리가 희망하는 것과는 달리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비쳤다.
이어 "다만 소송이 진행 되고 있고, 그리고 암보험 같은 경우에는 수용하는 퍼센트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에서 괜찮게 본다"며 "(우리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초조함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의 노동이사제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는 느낌을 갖는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공청회 개최를 추진, 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금융위원회와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윤 원장은 "이런저런 상황으로 사회적 수용 정도가 높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천천히 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가 금감원의 생각"이라며 "그럼에도 이 이슈를 계속 생각한다. 이사회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보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거수기라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활하는 종합검사와 관련해 윤 원장은 "금융회사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정리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며 "최대한 반영해서 금융위와 공유하고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는 '누가 1번 타자'일까 관심인데, 조금 더 진행돼 상시화하면 누가 먼저냐 나중이냐보다 유인부합성 종합검사를 어떻게 잘 구현하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는 삼성생명이 첫 대상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이 문제만으로 종합검사를 하는 건 아니다"며 "종합검사로 가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보호 민원 등도 (종합검사 대상 선정의) 항목이니까 (해당 점수가) 많이 나오는 금융회사는 종합검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금감원 직원의 취업제한을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선 "4급 이상이 취업제한을 받는데, 가급적 2급 이상만 받도록 하기 위해 여러 관계부처를 설득하고 있다'면서 명예퇴직에 대해서도 "(청년) 채용 여력이 생기고, 조직의 인력 순환이 이뤄져 역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카드사들과 현대차 등 대형가맹점 간 카드수수료 인상 이슈와 관련해선 "일단 큰 틀은 금융위가 정해서 제시를 한 것으로 안다"며 "사기업 간 협상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뭐라고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또한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의 경우) 어차피 국회가 정부한테 이렇게 하도록 지시한 것 아닌가"라며 "금융위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일 아닌가 생각한다. 그 틀안에서의 협상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