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와 화학합성의약품 사업에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11만개를 만들고 한국을 세계 바이오∙화학 의약품 산업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인천시청에서 이 같은 성장 로드맵이 담긴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서 회장은 인천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인천 송도를 세계적인 '바이오밸리'로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본사가 있는 이곳에선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3공장 건설 등을 위한 부지 매입을 인천시와 협의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송도 11공구에 약 33만㎡(약 10만평) 규모 부지 매입을 인천에 요구한 상태다.
면역 항암제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시밀러를 20개 이상 개발하고 신규 치료 기전을 도입한 신약을 확보하는데엔 1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간 바이오의약품 원료의약품 1500배치(100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확충, 연간 1억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완제의약품 생산 환경 구축에는 5조원을 투자한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우선 송도에 20만ℓ 규모 3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초 3공장은 12만ℓ로 신설하겠다고 밝혀왔으나 중장기 계획을 세우면서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중국에도 20만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추가 설립하기로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국 공장은 합작법인(JV)과 함께 설립해 현지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곳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확대된 송도 3공장, 중국 공장 신설 등으로 2030년까지 100만ℓ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유통망 확충과 스타트업 지원에도 4조원을 투입한다. 연말까지 유럽에서 직판 체계를 확립하고, 2020년에는 아시아·남미 등지로, 2021년에는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캐나다까지 직판 체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화학합성의약품 사업은 충북 오창에 있는 셀트리온제약을 주축으로 추진된다. 의약품 수명 주기를 고려해 50여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신약 제품을 개발하는 데 4조원을 투입하는 한편, 생산설비 확충 등에 1조원을 쓸 예정이다.
이 밖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원격진료 등 'U-헬스케어'(유비쿼터스-헬스케어) 사업에도 앞으로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U-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AI와 빅데이터로 환자를 원격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환자-진료-처방-유통' 과정을 4차 산업과 연계해 바이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고, 맞춤형 진료와 정밀 진료에 필요한 의료 정보 수집 진단기기도 개발·생산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바이오의약품 매출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늘어나는 매출에서 얻는 영업이익 상당 부분을 투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매년 영업이익의 40%를 재투자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보면 영업이익에서 약 30조원을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투자계획에 따라 11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의약품 연구개발(R&D) 인력 2000명과 바이오·화학합성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 필요 인력 8000명이 직접 고용되고, 업종 전반에 걸쳐 10만명의 간접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은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가의 헬스케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