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시가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빈집을 사들여 청년 등을 위한 주택으로 활용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서울시는 강북구 삼양동에 위치한 빈집 3채를 사들이고, 청년주택과 청년거점시설로 조성하기 위한 재생사업을 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공사는 이달 또는 오는 7월 중으로 착공에 들어가 올해 안으로 준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오래도록 방치된 빈집을 서울시에서 매입하고 리모델링 및 신축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주택이나 지역에 필요한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하는 도시재생 모델이다. 지난해 8월 박원순 시장이 삼양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정책구상'의 중점과제이자 공공주택 확대 공급방안 중 하나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노후 저층 주거지가 밀집한 강북 일대 중심으로 △신축 및 리모델링이 가능한 지역 △생활 사회간접자본(SOC)가 부족한 지역 △재생을 통해 활성화가 기대되는 지역 등에서 빈집을 14채 시범 매입했다.
그 중에서 강북구 삼양동의 3채를 우선 시범 사업으로 진행한다. 시범사업에는 건물 상태가 양호한 1채(미아동 삼양로 53길)를 리모델링 해 창업청년들을 위한 '청년거점공간'으로 만든다. 연면적 45.02㎡(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로 사무실, 회의실 같은 창업지원공간을 조성해 삼양동 일대에 청년 유입을 이끌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15년 이상 방치된 다른 2채(미아동 솔매로 3-6·10)는 새롭게 만들어 셰어하우스와 주민공동이용시설 등 2개 동의 청년주택으로 조성된다. 협소한 골목길과 기반시설이 열악한 입지 특성을 고려해 보행가로변 담장을 없애고 건물까지 도로폭을 확보해 주변 환경도 함께 개선한다.
남은 11채 중 7채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과 생활SOC로 통합 재생하는 내용으로, 연말까지 설계를 마무리해 내년 1월 착공에 들어간다. 나머지 4채의 경우 청년주택, 생활SOC, 주민소통방, 기반시설(도로)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향을 세우고 계획을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이번 빈집 활용 아이디어부터 공간 설계까지 모든 과정을 서울시 공공건축가와 시민 출자 청년주택인 '터 무늬 있는 집'의 청년들이 함께 마련했다. 터 무늬 있는 집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출자해서 모인 기금으로 지역활동 및 생활공동체를 지향하는 청년그룹의 공동주거를 지원하는 내용을 말한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주거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에는 생활SOC 확충과 청년층 유입으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빈집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청년들의 주거·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