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판매규모 가장 커···KEB하나·신한·우리은행 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권에서 판매한 원금미보장 증권형 파생상품의 잔액이 50조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손실 확정 금액도 600억원이나 됐다. 3건 중 1건은 60대 이상 장년층 가입자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16개 시중은행의 증권형 파생상품 판매 현황에 따르면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파생결합증권신탁(DLT)·주가연계펀드(ELF)·파생결합증권펀드(DLF)의 판매 잔액은 2015년 30조1208억원에서 지난 8월 7일 49조8367억원으로 65%(19조7159억원)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건수(누적)도 66만8841건에서 100만1849건으로 49.79%(33만3008건)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8월 7일 기준 총 30만206건(29만5116명), 15조3356억원을 팔아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KEB하나은행이 17만2495건(17만323명)에게 9조2216억원을 판매했고, 신한은행은 8조3832억원(21만5808건), 우리은행 7조8047억원(13만1328건), 농협은행 4조6510억원(11만2746건) 씩 유치했다.
은행권은 예대마진 외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증권형 파생상품 판매를 늘려왔다. 은행은 상품을 판매할 때마다 통상적으로 1% 안팎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또 최근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투자규모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손실 정도가 되는 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시중은행이 판매한 증권형파생상품 중 손실이 확정된 상품의 규모는 604억원(976건)에 이른다.
농협은행은 DLF 손실확정 규모가 172억원이나 됐고, 이어 기업은행의 ELT·DLT·ELF는 155억원, 씨티은행 ELT·DLT 147억원 규모였다.
상품구조가 복잡한데도 3건중 1건이 60대 이상 장년층에 판매된 사실도 드러났다.
60대 이상 장년층에 판매된 증권형 파생상품 건수는 33만8560건으로 전체의 33.79%였고, 금액은 19조5299억원으로 39.18%를 차지했다.
특히 60대 투자자는 23만9798건(12조2792억원)으로 50대의 30만7301건(14조3081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또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일반창구를 통한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반창구의 판매 건수는 73만8614건으로 PB를 통한 판매(22만9068건)의 3.2배나 됐으며 판매금액도 31조707억원으로 1.7배(PB채널 18조1310억원) 많았다.
제 의원은 최근 원금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DLF사태는 금융당국이 2015년 사모펀드 판매규제를 완화한 결과"라며 "공모펀드의 규제를 우회해 판매되고 있는 파생상품들에 대한 총체적인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