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자금몰이' TDF···운용사들, 시장 존재감 '부각'
꾸준한 '자금몰이' TDF···운용사들, 시장 존재감 '부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개 자산운용사 순자산 2.7조···미래에셋, 최초 1조 돌파
생애주기 맞춰 자동 자산배분 척척…시장 지속 확대 전망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연금형 펀드 상품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TDF 순자산이 1조원을 넘어섰다. 자산운용사들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TDF 시장의 전체 순자산은 2조73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과 6월 교보악사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잇달아 TDF를 출시하면서 국내 TD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는 10곳으로 늘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시점을 목표(Target Date)로 설정한 후, 운용사가 자산을 알아서 굴려주는 연금상품이다.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해나가며 운용한다. 미국의 경우, 노동자의 80%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DF 시리즈의 순자산은 1조150억원이다. 지난 21일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TDF 전체 순자산의 37.14%가 미래에셋운용에 몰린 셈이다. 총 설정액은 9323억원으로, 올해만 564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외국운용사 위탁이 아닌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직접 운용해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은 2011년 '미래에셋자산배분TDF'를 처음 선보인 후 현재 11개의 펀드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자산배분TDF' 유형의 순자산은 2237억원, '전략배분 TDF'는 7905억원 규모다. 개별 상품 중에선 '미래에셋전략배분TDF'의 순자산이 3418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자산운용의 TDF 순자산은 9690억원(설정액 8310억원)으로 집계돼,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3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 TDF는 3230억원(2896억원)으로 선두권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지만, 나름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 KB자산운용(1525억원)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1197억원)도 1000억원대를 굴리고 있다.

수익률에선 삼성자산운용이 앞선다. 삼성자산운용의 TDF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한국형TDF2045H(주혼-재간접)-Cf'는 연초 후 수익률이 12.87%로, 미래에셋의  '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C-C-P'(10.34%)를 웃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TDF 알아서(채혼-재간접)C-F'도 9.96%의 호수익을 냈다.

TDF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입자가 직접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 없이 운용사가 알아서 굴려주는 데 있다. 운용사가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 자산의 비중을 조정, 수익률과 안정성을 확보한다.

국내외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지속하는 가운데 TDF로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자산운용사들도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유성 금융투자협회 연금지원부장은 "투자자들은 스스로 시장 상황에 따른 자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며 "TDF의 경우 상품 안에서 자산 배분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자산을 줄여주는 기능 등이 결합되면서 자금 유입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기금형 퇴직연금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 도입이 이뤄지면 TDF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월, 두 제도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퇴직연금을 특정 연금 사업자에 모두 맡기지 않고, 전문 위탁기관과 계약을 맺고 운용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수탁법인 이사회)를 설립, 퇴직연금 운용 방향 등을 결정하도록 한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도입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서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사전 결정한 운용 방법을 통해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제도다. 주로 미국, 호주 등 DC형 퇴직연금이 발달한 국가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디폴트옵션 도입의 근본 취지는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통한 국민 노후대비와 근로자의 선택권 확대"라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국회에 제도 취지를 잘 설명해 나갈 것"이라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의 퇴직연금 시장을 보면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많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았던 선례가 있었다"면서 "오랫동안 자산 관리를 맡기는 상품적 컨셉에 부합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제도 도입이 이뤄진다면 TDF 성장은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