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벤처캐피탈(VC)사들로부터 유치한 자금 3000억원에 대한 상환권리를 삭제함으로써 자본 적정성 숙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에 대해 '상환권'을 삭제하고 전환우선주(CPS)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주주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13일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전원의 동의를 얻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RCPS는 일정 조건에 따라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토스는 VC(벤처캐피탈)로부터 주로 RCPS 형태의 자본 조달을 해 왔지만, 국제기준인 바젤에서는 상환 의무가 있는 상환우선주를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지난 5월 1차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에서 '토스뱅크'가 자본안정성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금융당국은 주주들이 상환을 요청해 언제든지 투자금을 회수(엑시트) 할 수 있다며 '토스뱅크'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에 재도전하면서 주주들과 RCPS에서 상환권에 해당하는 'R(redeemable)'의 권리를 삭제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 왔다. CPS는 K-GAAP(일반회계기준) 뿐만 아니라 IFRS(국제회계기준)에서도 자본으로 인식된다.
이번 결정으로 알토스벤처스·굿워터캐피탈·클라이너퍼킨스·페이팔·세콰이어차이나 등 기존 투자자들은 비바리퍼블리카에 대한 상환권 없이 보통주 전환 권리만 갖는 주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한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모든 주주는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며 "자본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일단락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