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에 이어 홍콩 노선 줄이기에 나선다. 지난 3월부터 발생한 홍콩의 송환법 시위가 장기화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수요가 갈수록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은 홍콩 노선 축소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으나 12월 스케줄부터 홍콩노선 축소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진에어는 지난 24일부터 인천-홍콩 노선 운휴에 들어갔다. 초기엔 12월 24일까지 한 달만 운휴할 계획이었으나 동계기간이 끝나는 시점인 2020년 3월 28일까지로 기간을 늘렸다. 티웨이항공도 12월 20일부터 2020년 3월 28일까지 운휴를 결정했다.
제주항공도 다음 달까지 인천-홍콩 노선을 기존 주 14회에서 주 7회로 감편해 운항한다. 에어부산 또한 현재 매일 1회 운항을 하고 있으나 12월 중 예약율이 극히 저조한 날짜에는 비운항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아직 운휴나 공급 축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12월을 시작으로 홍콩노선 축소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탈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홍콩여객 수는 83만4543명으로, 지난해 동기(100만1138명)와 견줬을 때 19.9% 줄어든 수치다. 올해 10월 수치로는 29만4811명으로, 24.1% 줄었다.
특히 지방공항 중 홍콩 노선 수요가 많은 김해공항의 실적을 살펴보면 본격적으로 홍콩시위가 시작된 6월(2만6067명) 이후부터 적게는 3000명 많게는 6000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 3월만 해도 탑승률은 기본 80%를 넘었고, 기본적으로 2만6~7000명에 달했던 승객 수요가 현재는 2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자사는 현재 12월중 탑승률이 50%가 안되는 날짜에는 운항 하지 않고 있다. 우선 계속해서 예약을 받고 있으나 상황이 악화되면 운휴 날짜나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의 경우 축소 계획은 없고,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에어서울의 경우 선제적 대응으로 인해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홍콩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5월경 홍콩시위 장기화 조짐을 예상한 뒤 본격적으로 7월, 이를 대비하기 위해 현지 영업사업망에 집중했다"며 "다행히 현재는 탑승률 90~95%를 기록하고 있고 대부분 홍콩 현지발 손님이 많이 찾는다. 원래라면 한국승객 5:5비율이었으나 아웃바운드 수요가 이를 대처해주고 있어 당분간 운휴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LCC 관계자는 "올해 4분기까지 불황이 예고된 가운데 일본에 이어 홍콩 노선도 변수가 터지니 막막하다"며 "당분간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차선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심화되는 등 홍콩 시위 상황이 격화되자 외교부는 홍콩 여행 경보를 1단계인 '여행유의'로 유지하다 지난 15일 2단계인 '여행자제'로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