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40년 동안 우리 국토의 땅값 상승세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동안 상승액이 2000조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발표한 토지 공시지가에 연도별 공시지가 시세 반영률을 역적용하는 방식으로 1979년부터 2018년까지 땅값을 추산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2018년 말 기준 대한민국의 땅값 총액은 1경1545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거래가 거의 없는 정부 보유분(2055조원)을 뺀 민간 보유분은 9489조원이다. 민간보유 토지 가격 총액은 1979년 325조원이었으나 40년 만에 약 30배로 뛰었다.
정권별로는 노무현 정부에서 5년 동안 3123조원이 올라 상승분이 가장 컸고, 출범 2년 된 문재인 정부(2054조원)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김대중 정부(1153조원) △박근혜 정부(1107조원) 등의 순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땅값 총액이 195조원 줄었다.
연평균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땅값 상승액이 1027조원으로 △노무현 정부(625조원) △박근혜 정부(277조원) △김대중 정부(231조원) △이명박 정부(-39조원)를 크게 뛰어넘는다.
경실련은 물가 상승률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승분을 뛰어넘는 액수를 불로소득으로 규정했다. 40년 동안 물가 상승률대로만 땅값이 올랐다면 작년 말 기준 민간보유 땅값 총액은 1979조원에 그쳤을 것이고, 이를 제외한 7510조원이 불로소득이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물가 상승률에 따른 상승을 제외하고 1988조원의 불로소득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 가구당 92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 불로소득액 1988조원을 모든 국민에게 나눈다면 한 사람당 약 4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민의 70%는 토지를 한 평도 보유하고 있지 않는 만큼 땅을 보유한 1500만명이 1인당 1억3000만원의 불로소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토지 소유자 사이에서도 상위 1%가 전체 토지의 38%를 보유했다는 국세청 통계를 적용하면 이번 정부 들어서만 토지 보유 상위 1%가 불로소득 737조원 가져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1%에 속하는 사람 1명당 49억원을 가져간 셈이며, 연평균 25억원씩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경실련은 분석했다.
상위 1%에 해당하는 근로소득자의 연간 근로소득(2억6000만원·2017년)에 비교해도 9배에 이르고, 전국민 평균 근로소득(3500만원·2017년)보다는 140배에 달한다. 평범한 노동자가 140년 동안 노동해야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을 토지 소유자는 불로소득으로 2년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정부 가운데 최고로 땅값이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성실하게 땀을 흘리겠나"라며 "집값, 땅값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강력한 투기근절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