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화 기조에···분양가 인하 '전방위 압박'
집값 안정화 기조에···분양가 인하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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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위례 등 지자체, 건설사와 분양가 줄다리기
국회, 법개정 상정 나서···전문가·시민단체도 동참
수도권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내부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수도권 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 내부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분양가를 인하시키기 위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규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에서도 분양가 옥죄기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회에서도 분양가를 제한하는 법 개정안 상정에 나섰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상한제가 시행 중인 신도시 등 공공택지 단지에서는 지자체와 건설사 간의 분양가 산정 충돌로 공급 일정이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 경기 과천·위례신도시(서울 송파구·경기 성남시·하남시)에서는 신규 분양이 수개월째 중단된 상황이다. 과천에서는 지난 7월 이후로 분양이 끊겼으며, 위례에서는 호반건설이 이날 분양에 나서며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분양이 이뤄진다.

그동안 송파구청과 분양가 이견으로 분양 일정을 미뤄왔던 호반건설은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 1·2차' 견본주택을 개관했다. 지난 10월 송파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3.3㎡당 1차 2204만원, 2차 2268만원 책정한 분양가 그대로 공급에 나선 것이다. 이는 자체적으로 책정한 분양가 2500만원 수준보다 각각 250만원 이상 깎인 가격이다.

호반건설은 분양가가 너무 낮다며 지난달 말 구청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 분양계획이 늦춰진 데다 청약 업무 이관이 진행될 경우 어떤 변수가 또 생길지 모른다"면서 "더군다나 내년으로 분양이 넘어갈 경우 계약시점이 설 연휴와 겹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분양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과천에서는 과천시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과천지식정보타운 S6블록 '푸르지오 벨라르테' 분양가 확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수개월째 이어오고 있다. 과천시는 지난 7월 분양가심사위원회를 통해 3.3㎡당 2205만원의 분양가를 결정했지만, 대우건설은 이런 분양가로는 적자 시공이 예상된다며 최소 2600만원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분양에 나설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분양가를 둘러싼 건설사와 행정당국 간 갈등이 장기화되는 데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매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16일 기준 연초와 비교해 9.75% 상승했으며, 이달에만 무려 2.39% 상승했다. 하남 역시 이달 들어서만 1.42% 상승하며 빠른 집값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분양가 산정을 제한하는 주택법 개정안들이 상정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정기국회에 올라간 국토위 전체회의 안건 중 분양가상한제 및 심사와 관련된 주택법 개정안은 4건. 이중 2건은 분양가심사위원회에 관한 내용이다.

심사 구성 인원을 현행 10명에서 20명 이내로 늘리고 5년 이상 실무경험이 있는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정한 집무 집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징역 및 벌금에 처하는 벌칙도 포함해 건설사 관계자들의 심사 참여를 최대한 배제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안건은 전문가 중심의 구성은 실수요자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 및 소비자단체가 추진하는 자를 의무적으로 추가하는 개정안도 발의됐다.

이런 안건들의 핵심은 결국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 과정을 통해 건설사 등의 사익을 줄이고 분양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축소하고 시민단체가 추가되면 분양가 통제는 더욱 엄격해질 수 밖에 없고, 심사위가 각 지역 신규주택사업 분양가를 결정할 때마다 진행된다면 분양가상한제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서울 뿐만 아니라 과천·하남 등 경기권 일대 역시 포함되면서 새롭게 포함된 지역 내 사업장들은 재차 사업성 검토에 나서고 있다. 이렇듯 분양가를 인하시키기 위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주택공급은 더욱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12.16 부동산 대책은 건설사 CEO들도 이례적으로 추가 보고를 요청할 만큼 강력한 규제 대책"이라면서 "상한제 유예기간인 4월 내 묶인 정비사업 단지들의 경우 빠르게 진행이 이뤄질 지 모르나, 이후 공급 물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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