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을 중심으로 한 미래도시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면서 '개인용 비행체'가 2028년께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첫 시작은 해외가 될 것으로 봤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CES 2020 미디어데이 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 시점에 관한 질문에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선 법규나 이런 것들이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정부 쪽하고 얘기해야할 것"이라며 "첫 시작은 해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에서 우버의 2023년 플라잉택시 상용화 목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법과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LA에 모빌리티 실증 사업법인 모션랩을 설립했다. 최근 첫 실증사업으로 카셰어링 서비스 '모션 카셰어'를 시작했으며 이후 다중 모빌리티서비스부터 도심항공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CES 미디어데이에서 인간중심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역동적인 미래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거점(허브)'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브랜드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를 가속화하고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구상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디어 행사에서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며 "UAM과 PBV, 허브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개인용 비행체'(PAV· Private Air Vehicle)를 기반으로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교통정체를 해결하는 한편 누구나 이용 가능한 '비행의 민주화'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UAM은 전기동력을 기반으로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탈 것(eVTOL)이다. 활주로가 없어도 뜨고 내릴 수 있다.
목적기반모빌리티(PBV)란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승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솔루션이다. 개인화 설계가 반영된 PBV는 도심 셔틀 기능을 비롯해 식당, 카페, 호텔 등 여가 공간에서부터 병원, 약국 등 사회에 필수 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연출된다.
PBV는 차량 하부와 상부의 완전한 분리가 가능하고 차량의 목적에 맞춰 기존 길이 4m에서 최대 6m까지 확장되며 내부 역시 목적에 맞게 모듈화된 제품을 활용,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전기차 기반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이동 중 배터리 충전용으로 제작된 다른 PBV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수도 있다. 도심 물류 운송을 고려해 PBV간 자율 군집주행 기능도 탑재했다.
허브는 UAM과 PBV를 고객에게 연결하는 공간이면서 사람들이 교류하는 장의 역할을 한다. 허브 최상층에는 PAV 이착륙장이 위치하며 1층에는 도심 운행을 마친 PBV가 허브에 연결하는 도킹 스테이션이 다양한 방향에 설치된다.
현대차는 우버와 협업해 처음 개발한 PAV 콘셉트 모델 'S-A1'을 실물 크기로 7일부터 CES 전시관에서 공개한다. S-A1은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이착륙 기능을 탑재하고 조종사를 포함 5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동수단이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만, 자동비행기술이 안정화 된 이후부터는 자율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이나 목표와 관련해서는 "투자도 많이 하고 좋은 파트너들도 만났다"며 "더 훌륭한 인력들이 많이 들어와서 고객들한테 편한 것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경쟁사와 비교해서 장단점을 지금 얘기할 수는 없다"며 "각자 전략이 있기 때문에 4~5년쯤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