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손태승 중징계' 우리금융, 자회사 인사 안개 속으로
[초점] '손태승 중징계' 우리금융, 자회사 인사 안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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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문책적 경고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우리은행장 최종후보 선정을 포함한 그룹 인사가 시계제로 상황에 처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손태승 회장에 대해 금감원 제재심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결정했다. 중징계를 받으면 남은 임기는 보장되지만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이미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로부터 회장 연임을 약속받아 3월 주주총회 의결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또 최근 진행되고 있는 그룹 임추위에서 자신과 손발을 맞출 은행장 등 자회사 대표이사들을 이날까지 모두 선임할 계획이었다.

이번 금감원의 제재로 손 회장의 거취는 불확실해졌다. 여차하면 주총 이후 회장 유고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자회사 대표들을 결정하기에는 임추위원들도 부담스럽다.

당장 은행장 최종 후보 선정 절차만 보더라도 손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했음에도 의견이 팽팽해 일정이 지연될 정도다. 한 임추위원은 "회의에 참석해봐야 알겠지만 이날 행장 최종 후보 선정은 어렵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들도 제시되고 있다.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건 예정대로 이날 손 회장과 함께 일할 인사들을 추천하는 것이다.

손 회장이 금감원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받았다고 해도 일단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재가 필요하다. 또 통상적으로 개인에 대한 제재와 기관에 대한 제재가 함께 결정될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기관 제재를 최종 승인한 뒤 통지서를 발송하는데 이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만약 금융위 결정이 지연돼 통지서를 3월 주총보다 늦게 발송할 경우 손 회장은 임기가 이미 시작한 뒤라 연임할 수 있다. 이 경우 손 회장은 연임도 확정짓고 잘 맞는 사람과 우리금융을 이끌 수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손 회장의 유고를 가정한 상황에서 각 사를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사를 먼저 선정하는 것이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면서 내부 조직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손 회장이 용퇴를 각오하고 후배들을 위해 수장 공백기에도 회사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인사를 임추위에서 추천할 수 있다. 회장 선임은 혼란한 조직을 안정시킨 뒤 진행하면 된다.

이도 저도 안된다면 제로베이스에서 회장을 먼저 선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확인해야할 전·현직 임원들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DLF사태나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각종 논란에서 벗어나 우리금융그룹을 완전히 새롭게 꾸려갈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무것도 없어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 "이사회의 결정이 중요해졌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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