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동대문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빨' 실종···코로나19 직격탄
[르포] 동대문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빨' 실종···코로나19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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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타워 6~13층에 1만5551㎡ 규모로 20일 개장···황해연 대표 "올 매출 1조6000억원 목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두산두산타워 6~13층에 동대문점을 특허면적 1만5551㎡(약 4704평) 규모로 열었다. (사진=박지수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두산타워 6~13층에 동대문점을 특허면적 1만5551㎡(4704평) 규모로 열었다. (사진=박지수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20일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에 가보니 대부분 매장이 한산했다. 이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중구 두산타워 6~13층에 동대문점을 특허면적 1만5551㎡(약 4704평) 규모로 열었다. 

보통 개장 효과로 손님이 몰리기 마련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탓인지 관계자로 보이는 이들이 더 많아 보였다. 이른바 '오픈빨'(개점 초기 매장에 손님이 몰려드는 현상)조차 누리지 못한 모양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동대문점 개장 시간을 오전 10시30분에서 낮 12시로 늦춘다. 폐장 시간 역시 당분간 오후 11시에서 오후 9시로 앞당겼다. 대규모 축하 행사도 없었다. 

면세점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는 열화상감지카메라와 손소독제가 눈에 들어왔다. 6층 명품 패션 매장에 들어서니 모든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일했다. 마크제이콥스, 겐조 등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장도 여럿 보였다. 6층에선 명품 편집매장인 '디메종'이 가장 눈에 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는 볼 수 없었다. 디메종 터는 과거 두타면세점 상품기획자(MD)가 해외 협력사로부터 직접 상품을 수입해 파는 곳(병행수입 매장)으로 운영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층 화장품·향수 매장에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박지수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7층 화장품·향수 매장에서 손님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지수 기자)

7층 화장품·향수 매장에 들어서니 동남아시아인이 많았다. 중국인이나 일본인도 눈에 띈다. 중국인은 대부분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처럼 보였다. 그들은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거나 화면을 살펴보면서 다른 손으로 구매내역을 지웠다. 

7층에선 맥·바비브라운·슈에무라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였다. 이들 매장에선 손님들이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후·설화수·라네즈 등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서도 손님들이 직접 제품을 발라봤다. 

이날 만난 일본인 노노무라 아야나씨는 "동대문에 면세점이 새로 생겨서 와봤다. 개장 첫날이라 그런지 할인도 많이 됐다. 다음에 또 한국에 오면 다시 찾을 생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품이 부족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인 캉웨이롱씨는 "다른 면세점보다 사고 싶은 상품이 많거나 다양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곳곳에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장들이 여럿 보였다. (사진=박지수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 곳곳에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장이 여럿 보였다. (사진=박지수 기자)

반면 두타몰은 활기를 되찾았다. 면세점 손님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분수 효과를 누렸다. 두타몰에서 일하는 직원은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개장 전부터 150명이 넘는 손님이 줄을 서 기다렸다. 

연간 700만명 외국인이 찾는 동대문 상권은 서울 명동과 함께 강북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꼽힌다. 특히 동대문 패션타운은 최신 유행에 민감한 20~30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동대문 패션타운을 명동에 이어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로 골랐다. 

황혜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이런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올해 동대문점에서 7000억원, 무역센터점에서 9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향후 3년 내 2조원 대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기존 무역센터점을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특구 관광객 대상 럭셔리 점포로 키우고, 동대문점은 20~30대를 겨냥해 상품 구색을 갖춘다는 목표다.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투트랙' 운영 작전을 짠 것.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동대문점 오픈빨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국인들의 입국이 사실상 끊기면서 최근 한 달 주요 시내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대문점 개장으로 인한 주변 면세점의 동반 상승 효과도 없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들은 "유의미한 매출 변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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