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4일 미국의 긴급 금리인하와 관련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긴장 속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날 유 수석부원장 주재로 원내 주요 임원 및 주무부서장이 참석하는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금융시장 및 금융산업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광, 제조업 등의 위축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날 긴급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0.5%p 인하했다.
이에 미국 증시는 급락했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정책공조 기대 등으로 코스피가 2.24% 상승했고, 원·달려 환율도 7.40원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8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하는 등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유 수석부원장은 "우리 금융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특히 외국인투자가 8영업일만에 순매수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연준의 금리인하가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본원과 해외사무소 연계 하에 글로벌 시장 불안요인 및 시스템리스크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국내은행 등 금융회사는 외화자산 운용과 조달을 균형있게 운용하고 있고, 외화자산 규모도 총자산의 15% 수준으로, 금리인하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수석부원장은 다만 "향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 과정에서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수익성 저하 등 리스크 요인을 미리 점검해달라"며 "과열경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상품 불완전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에도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 관련, 금융권의 위기상황 대응계획인 업무연속성계획(BCP)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함으로써 금융서비스의 공백과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향후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