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150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와 방금 얘기했다"면서 "나는 그들이 약 (원유) 10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더 많을 수도 있다. 그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원유 및 가스 업계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BS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지칭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트윗에는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썼다.
미 경제전문 채널 C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전날 푸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얘기를 했다"면서 "두 나라가 1천만배럴의 원유 감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며,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이들 두 나라가 수일 내로 유가 전쟁을 끝내는 데 합의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지난달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가격 인하와 증산 예고 등을 통해 '유가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사우디는 국영 아랍뉴스를 통해 1일부터 산유량을 사상 최대인 하루 1200만 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4월 1일부터 증산에 들어갈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그동안 사우디에 맞서 증산 가능성을 내비쳤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가 급락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미 셰일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백악관에서 엑손모빌 대런 우즈, 셰브런 마이크 워스, 옥시덴탈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러시아와 사우디 간 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