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예·적금에 보험도 깬다'···"급전 또는 주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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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해지액 11조 '이례적 급증'
은행 (사진=연합뉴스)
은행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급전 마련을 위해 예·적금과 보험을 깨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주요 은행과 보험사의 예·적금, 보험의 해지액이 11조원에 육박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해지액은 개인고객 기준으로 3월에 6조6천763억원, 적금 해지액은 1조626억원으로 모두 7조7천389억원에 달했다.

5대 은행의 예·적금 해지액은 올해 들어 1월 5조7천510억원, 2월 5조7천860억원으로 5조원대를 기록했다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급증했다.

전년 동월로 비교하면 3월 급증세가 두드러진다. 올 1월에는 예·적금 해지액이 전년 동월 대비로 16.3% 줄었지만, 2월에는 2.0% 늘어난 데 이어 3월에는 41.4%이나 급증했다. 3월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액이 2조2천642억원이나 됐다.

중도 해지가 급증하자 개인고객의 정기예금 잔액이 2월 198조2천851억원에서 3월 197조9천802억원으로 3천49억원 줄기도 했다.

이같은 예·적금 및 보험 해지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기회를 엿보려고 대기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폭락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투자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3월 들어 장중 기준으로 5일 2,089.08에서 19일 1,439.43로 보름도 안돼 45.1%나 급락했다가 31일에 1,754.64로 마무리하며 21.9% 반등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무슨 이유로 예금을 깨는지 물어보면 주식투자한다고 답한 고객이 적지 않았다"며 "저금리와 주가하락이 겹치면서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려는 투자심리가 세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명보험 3개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5개사의 해지환급금이 3월에 3조162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올해 들어 1월 2조2천356억원, 2월 2조3천481억원으로 2조원 초반대에 머물다가 지난달 급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감율을 보면 1월 -4.6%에서 2월 19.6%로 증가세로 전환한 뒤 3월 29.5%로 올라갔다.

주요 은행의 예·적금 해지액과 주요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을 더한 금액이 3월 한달에만 10조7천551억원에 달했다.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는 보험약관대출도 3월 들어 크게 늘었다. 주요 보험사의 약관대출금은 실행액 기준으로 3월 2조7천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 26.6% 증가했다. 약관대출금은 1월에 1조9천773억원, 2월 2조1천714억원으로 2조원 안팎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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