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첫 온라인 시험···확산 여부에 관심
KT, '2회 공채' 폐지 인턴 채용 후 정규직 전환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에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대 그룹 중 4곳만 채용을 진행하는 등 '고용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정기 공개채용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특히 상반기 공채에 나선 기업들은 채용 절차 대부분을 비대면으로 실시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상반기 신입 공채가 재개됐지만 국내 주요 10대 그룹 가운데 공채를 진행했거나 예정한 곳은 삼성, SK, 롯데, 포스코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며 대기업들은 신입 공채 모집 시기를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이 지난 3월 6일(~31일) 원서접수에 들어가며 신입 공채 시작을 알렸다.
이어 같은 달 포스코그룹 11일(~31일), SK그룹 30일(~4월10일) 순서로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여기에 삼성도 지난달 6일 예년보다 다소 늦게 신입공채에 나섰다. 10대 그룹의 상반기 신입 공채는 삼성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10대 그룹에는 속하지 않지만 작년 상반기 그룹 신입공채를 진행했던 CJ그룹도 지난 25일 상반기 신입채용 일정을 공개했다. 모집 부문은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네트웍스 등 6개 계열사 30개 직무이며 서류접수 마감은 다음달 3∼10일까지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계열사별 공채를 진행했던 LG그룹은 아직까지 상반기 채용 일정과 방식 등이 미지수다. 특히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서는 상반기 채용계획 없음을 밝혔다. 한화그룹도 계열사별 모집 규모와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모집할 것으로 가닥이 잡힌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일부 기업에서는 정기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KT는 지난 3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진행하던 정기 공채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대신 수시로 인턴을 채용해 6주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역시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폐지한다고 선언했다. 현대모비스는 공채와 상시 채용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과 LS그룹 등도 잇따라 공개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수시채용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속되는 경기 불황과 함께 올해 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들이 장기간 대규모 비용이 드는 정기 공채보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직무 중심형 인재 선발 위주의 수시 채용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는 기업들이 비대면 채용 방식을 채택한 점도 주목된다. 삼성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삼성고시'를 앞두고 응시자들을 예비 소집했다. 30~31일 치러지는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의 원활환 진행을 위해 접속 시스템 등을 점검한 것이다.
온라인 시험은 응시자 집이나 기숙사 등 개별공간으로 한정되며, 응시자는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두고 컴퓨터로 삼성이 마련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시험을 봐야 한다. 스마트폰 모니터링 시스템은 감독관 모니터링과 연동된다. 삼성은 사상 첫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사후 방안을 철저히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절차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각 계열사 사정을 고려한 비대면 채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직무수행능력 평가 일정과 고사장 분산, 웹캠을 이용한 비대면 면접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앞서 서류접수와 채용설명회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롯데·SK·포스코 등은 필기시험은 오프라인 방식을 유지한다. 포스코와 SK는 각각 이달 16일과 24일 서울의 고사장에서 필기시험을 치렀고, 롯데는 다음달 조직적합진단은 온라인으로, 직무적합진단은 고사장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대기업의 대규모 공채가 줄면서 자칫 채용규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제 남은 마지막 관문인 면접 전형을 두고 각 기업들이 어떠한 방식을 선택할지도 관심이 모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