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권 개발이익을 강남권에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안된다며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가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을 승인해 서울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시민을 위한 멋진 공간이 생겨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라 GBC 건설로 생긴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을 강남에만 쓰도록 돼 있다"라며 "강남 개발이익금을 강남에만 독점하도록 한 것은 강남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서울 전체의 균형발전을 원하는 시민의 바람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공기여금이란 규제 완화의 대가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는 제도를 말한다. 박 시장은 자치구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해당 자치구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이익 광역화'에 따라 강북에서도 기여금을 사용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0~2021년 서울 전역 공공기여금이 2조9558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에서 발생한 금액이 2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1%에 달한다. 공공기여금 혜택을 1인당 금액으로 환산 시 강남3구는 145만원이지만, 나머지 22개구에서는 6만8000원에 불과한 셈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여 차례 걸쳐 공문·면담·정책협의를 통해 꾸준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개발이익 광역화 조항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는 강남과 강북의 불균형을 더욱 키우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기조 및 국정 철학과도 어긋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국토계획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현재 투자가 확정되지 않은 강남3구의 공공기여금을 서울 전체 균형발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라며 "국토부의 전향적인 판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