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개적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한 데 대해 "다음주 중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창업 지원센터 '마포 프론트1' 개소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질의가 계속 이어지자 다음주 중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앞서 이날 오전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양측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각각 발표했다.
HDC현산 측은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 만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며 아시아나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했다. HDC현산은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무시한 채 지난 29일 계약해제와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측은 지난 7개월간 HDC현산과 함께 대대적인 실사를 진행했음에도 이제와 재실사를 요구하는 것은 거래 종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금호산업 측은 "HDC현산은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설명할 때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다가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재점검을 요청해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 회장의 발언은 HDC현산과 금호산업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아시아나 M&A 노딜 가능성이 커지자 채권단인 산업은행에서 입장을 마련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프론트1 개소식 행사에 함께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산은의 입장 발표와 관련해 협의된 것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