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8월 들어 서울 내 전월세 계약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등 반전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30일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 계약은 총 607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1만1600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47.6% 급감한 것이다. 향후 추가 계약분이 신고될 가능성이 있지만 1만건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계약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역대 최저 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임대차 거래가 월 1만건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은 올해 1월 1만5968건에서 2월 1만9396건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3월부터 6월까지 1만3000여건을 맴돌다가 지난달 1만1600건까지 감소했으며, 이달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예고됐던 주태공급의 부족 현상과 지난달 말 전격적으로 시행된 임대차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신규 임대차법이 보장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5% 수준에서 올려주고 2년 더 거주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며 전세 공급이 예년보다 줄어들었다.
임대료가 저렴한 서울 내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지난 6.17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집주인들이 분양권을 받기 위해서는 2년의 실거주 요건이 필요함에 따라 전세 물건은 더욱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월차임(전월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반전세의 비중은 14.3%(868건)으로 올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달 10.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2% 상승한 것이다.
서울시 분류 방식으로 반전세(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형태를 말하는데, 보증금 비중이 월세보다 커 시장에서 통상 반전세로 부른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반전세 비중이 지난달 14.4%에서 이달 42.8%로 올랐으며 △성북구(16.4%) △강남구(15.6%) △마포·관악구(14.9%) 등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74.1%를 기록한 뒤 △7월 73.1% △8월 72.7%로 집계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