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가 정부와 민간부문의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관련 범죄를 탐지하는 데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지난 21~23일 영상회의로 총회를 열고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에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1989년 설립된 FATF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37개국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등 39개 회원을 두고 있다.
FATF는 코로나19가 일부 정부 및 민간부문의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을 탐지·예방·조사하는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FATF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금세탁 활동 탐지·조사·기소 능력에 영향이 있다고 보고했다.
의료품 위조, 투자 사기, 사이버 범죄, 정부의 경기 부양책 악용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범죄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FATF는 코로나19 위기로 발생하는 과제와 관련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대응 자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및 대응에 대한 국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 조달금지 업무 지속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FATF는 각국 국제기준 이행을 평가한 결과, 기존과 동일하게 북한과 이란에 대한 최고수준 제재를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최고수준 제재는 금융사의 해외사무소 설립 금지, 사실상 거래중단 등의 조치가 잇따르게 된다. 또 자금세탁방지 결함을 치유 중인 '강화된 점검 대상 국가' 명단에서 아이슬란드와 몽골을 제외하기로 했다.
FATF는 대량살상무기 제조·취득·보유·개발 등에 사용될 자금(확산금융)에 대해 차단조치를 강화하기 위한 FATF 국제기준 개정도 승인했다. 개정안에는 국가나 금융사 등이 확산금융 관련 정밀 금융제재 의무 위반 가능성·불이행·회피 위험을 확인·평가하고 그 위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