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해운·조선 등 업종 강세···원·달러 환율 5.5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5일 개인의 거센 매수세에 1.5%대 급등, 대망의 3000선 턱밑까지 다다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6.12p(1.57%) 오른 2990.57로 마감했다. 지난달 23일부터 7거래일째 상승세다. 전날보다 0.78p(0.03%) 하락한 2843.67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주춤하며 2920선 초반까지 밀렸다.
이후에도 2930선에서 등락한 지수는 오후 2시께 오름폭이 가파르게 확대되며 단숨에 2990선에 도달했다. 이때 상승폭만 1.84%에 달한다. 이로써 코스피는 3000선까지 불과 9.43p(0.32%)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불확실성과 주요 국가의 코로나 봉쇄 조치 강화에 1%대 급락했음에도 코스피는 파죽지세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클리컬을 중심으로 한 개인 매수세가 급등에 주효했다"면서 "반도체와 해운,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업종이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전날에 이어 개인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며 "국내 주식시장 고객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인 65조5000억원대로 수급 환경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매매추체별로 개인이 7272억원어치 사들였다. 전날(1조310억원)부터 이틀간 무려 1조7582억원에 달한다. 기관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5389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2092억원 매도 우위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4178억57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철강금속(5.80%)과 건설업(4.07%), 비금속광물(3.40%), 음식료업(3.14%), 통신업(2.75%), 운수창고(2.35%), 증권(2.28%), 기계(2.14%), 금융업(1.69%), 운수장비(1.67%), 화학(1.56%) 등 대부분 올랐다. 다만 의료정밀(-0.43%), 종이목재(-0.17%)는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상승 종목이 우세했다. 삼성전자(1.08%)와 SK하이닉스(3.57%) 등 '반도체 투톱'과 LG화학(0.45%) 등 시총 1~3위가 일제히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0.36%), 셀트리온(2.01%), 삼성SDI(2.24%), 현대차(0.96%) 등도 일제히 올랐다. NAVER(-0.17%), 카카오(-0.76%)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552곳, 하락 종목이 293곳이었고, 변동 없는 종목은 60곳이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8.14p(0.83%) 오른 985.76로 장을 마쳐 4거래일째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일보다 1.19p(0.12%) 내린 976.43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주춤하며 오전 한때 960선까지 밀렸지만, 이내 반등한 뒤 막판 상승폭을 확대했다. 앞으로 1.44% 추가 상승하면 1000선에 도달하게 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5원 오른 달러당 1087.6원에 장을 마쳤다. 전장 대비 3.9원 오른 달러당 1086.0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1080선 중후반에서 움직였다. 전날 낙폭(-4.2원)에 대한 되돌림과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영향을 받았다.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 개인 투자자와 달리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를 보인 것도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위안화 강세 흐름도 주목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6.4위안대 초반까지 내려가자 원·달러 환율도 1080원대 초반으로 상승 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위안화 강세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1080원대 중후반 선으로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