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비트코인이 다시 4000만원대 가격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가상자산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이어진 가격 '널뛰기' 현상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여전히 유망자산이라는 낙관론과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조정을 두고 '투기적 자산'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4일 국내 코인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지난 11일 오전 5시20분 4000만원 선이 깨진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시세는 4220만원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3000만원을 돌파하더니 지난 9일엔 48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후 3일이 지나기도 전에 지난 11일 36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4000만원대를 회복한 모습이다.
이번 변동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가파르게 가격 상승이 이어진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보고 있다. 저점에서 매입한 일부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최근 조정 국면에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더 많은 매수를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급등세를 이어갔다"며 "한때 20% 넘게 급락한 것은 일부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단기 가격 변동과는 별개로 비트코인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이끌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 급상승장에 이은 또 한 번의 급락장의 전조라는 우려가 많지만,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이었던 화폐가치 하락, 기관투자자들의 시장진출이 여전한 만큼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가상자산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가격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다시금 확대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외부 요인에 따라 더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많이 유입되고 있고, 국내 기업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만 나홀로 독주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단정짓기도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요인에 따라 가격이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장기적인 추세를 지켜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