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美 소비지표 부진·부양책 약발 '시들'···다우 0.57%↓
뉴욕증시, 美 소비지표 부진·부양책 약발 '시들'···다우 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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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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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이 공개됐음에도 하락했다. 부양책 기대가 이미 시장에 상당폭 반영됐던 데다, 소매판매 등 경제 지표가 부진한 탓이다.

15일(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7.26포인트(0.57%) 하락한 30,814.2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29포인트(0.72%) 내린 3,768.2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4.14포인트(0.87%) 떨어진 12,998.5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약 0.9% 내렸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5%가량 하락했다.

시장은 바이든 당선인의 부양책과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주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일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제시했다. 미국인에 대한 현금 추가 지급, 실업수당 지원금 확대 및 기간 연장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또 인프라 투자와 기후변화 대응 등에 초점을 맞춘 또 다른 재정 부양책을 2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됐지만, 증시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부양책 기대가 이미 상당폭 가격에 반영된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른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형태의 거래 패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첨예해진 상황에서 부양책이 원만하게 합의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예상보다 큰 부양책이 증세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재원 조달을 위해서는 법인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 인상이 추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선 전부터 증세 필요성을 제기했었다.

반면 미국의 소비지표 부진은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 0.1% 감소보다도 훨씬 큰 폭 줄었다. 식당 판매가 큰 폭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이 가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79.2로, 전월 확정치인 80.7에서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 79.4에도 못 미치는 등 소비자 심리 지표도 부진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인 만큼 겨울철 경제 후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코로나19 확산 상황도 불안감을 더했다. 영국은 모든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사전 검사 및 일정 기간 격리를 의무화하며 사실상 여행을 막았다. 독일과 프랑스도 봉쇄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특히 이번 팬데믹의 초기 진앙인 중국에서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봉쇄 조치가 강화된 점은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화이자가 유럽지역에 제공하는 백신 물량을 당분간 계획보다 줄일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백신 보급에 대한 우려도 부상했다. 주요 은행 실적은 혼재되면서 증시에 동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JP모건체이스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4분기 순익과 매출을 기록했지만,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는 매출이 부진했다. 씨티그룹 주가는 이날 6.9% 이상 급락했고, 웰스파고는 7.8% 추락했다. JP모건 주가도 약 1.8% 내리는 등 동반 부진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4.9에서 3.5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6.0에도 못 미쳤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6%(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 0.5% 증가를 훌쩍 넘어섰다.

노동부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0.4% 상승에 못 미쳤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기업 재고가 전달 대비 0.5% 증가한 1조9천59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0.5% 증가와 같았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8% 내렸고, 에너지는 4% 넘게 급락했다. 기술주도 1%가량 하락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이 증세로 귀결될 위험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BK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이사는 "(부양책에 대한)시장의 가격 반응은 소위 '뉴스에 팔아라'라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면서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위험자산은 강한 랠리를 펼쳤다"고 말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글로벌 경제학자는 "바이든은 세금의 허점을 메우는 것이 정부 재정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시사했지만, 국가부채가 GDP의 100%를 넘는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는 법인세 및 소득세, 자본소득세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69% 상승한 24.3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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