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금감원 장학회에 물음표 던진 90년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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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이정표 (사진=서울파이낸스)
금융감독원 이정표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감독원 장학회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할말은 하는' 90년대생이 늘어나면서 장학회 기금 조성을 놓고 고연차 직원과 저연차 직원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장학회는 중·고등학생, 대학생 자녀를 둔 임직원에게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본래 감독분담금에서 충당했지만 10여년 전 감사원이 이를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한 뒤 임·직원이 기금을 적립하는 형태로 바꿨다. 이후 전체 임직원이 직급에 상관없이 월급에서 매달 2~3%의 금액을 떼고 있다. 

문제는 조직 구성상 고연차 직원이 많아 장학회 기금 수요가 많아지면서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결혼이 늦고 자녀 수가 적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고연차 직원은 적립금을 낸지 얼마 안됐는데 더 많은 학자금을 가져가고, 저연차는 더 오래 기금을 내야 하는데 적게 가져가는 구조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최근 금감원 한 직원이 원내 게시판에 "6급(고졸 직원) 월급이 200만원 수준인데, 몇 배를 더 버는 간부급 자녀들의 학자금까지 대줘야 하느냐"고 성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도 저연차 직원들의 불만을 알고 있다. 때문에 2017년 하반기부터 1인, 1자녀당 16학기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장학회 제도를 수정했다. 2자녀일 경우엔 8학기로 제한된다. 이전엔 학기 제한이 없었다. 여기에 2019년 9월 생활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지하 1층에 있는 매점과 카페 운영을 통해 남긴 수익금 일부를 장학회 재원으로 쓰고 있다. 

다른 금감원 직원은 "저연차 직원들의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정책이니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기금이 고갈된 상태라 장학회를 없애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기금이 마이너스(-) 상태라 이를 메꾸기 전까지는 장학회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조직에 신인류인 90년대생이 대거 진입하면서 장학회를 둘러싼 논란은 점차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당하게 권리를 찾는 90년대생이 계속 늘어나면 세대차이로 인한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금감원 직원은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했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장학회의 합리적인 운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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