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패션가에서 봄 장사가 시작됐지만 예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다채로운 색상의 꽃무늬 옷 대신 일명 추리닝으로 불리는 운동복(트레이닝복)이 상점 매대를 휩쓸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콕족(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들)이 늘면서 실내복과 외출복 모두로 활용할 수 있는 옷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시름이 깊었던 패션업체들은 기회를 잡아 이 같은 운동복을 원마일웨어(onemile wear)라고 이름 짓고, 상품군을 강화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마일웨어란 실내와 집 근처 1마일(1.6km) 반경 내에서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차림을 말한다.
운동복 인기에 원마일웨어 캡슐 라인을 처음으로 출시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KUHO)에선 원마일웨어와 요가복을 처음 선보였다. 소비자 생활양식이 실내 활동과 가벼운 외출 중심이 되자 이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구호 원마일웨어는 근거리 외출 때 입기 좋은 경량 소재 롱·크롭 점퍼와 맨투맨, 카디건, 조거팬츠로 이뤄졌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제조·유통 일괄형(SPA) 여성복 브랜드 미쏘에서도 집콕족을 겨냥한 이지웨어 컬렉션을 내놨다. 이번 컬렉션엔 원마일웨어 유행을 반영했으며 후디 셋업과 스웨트셔츠 셋업으로 구성됐다. 미쏘 담당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난 한해 원마일웨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에 미쏘만의 여성스러운 감성을 담은 컬렉션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마일웨어 바람은 아동복에서도 거셌다. 한세엠케이의 아동복 브랜드 NBA키즈에선 올봄을 겨냥해 트레이닝 세트를 선보였는데, 소비자 문의가 몰려들고 있다. NBA키즈 담당자는 "공식 서포터즈인 느바 루키가 트레이닝 세트를 입고 집에서 즐겁게 보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많은 문의를 받았고 벌써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밖에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와,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에서도 각각 클래식 이즈 뉴, 스테이 캣 홈, 에센셜이라는 이름의 운동복 컬렉션을 앞다퉈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