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사업 셧다운 등 손실 본격화
정비사업 지난해 최고액 수주, 올해는 '글쎄'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올해는 주택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은 7조1884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 한 후 해당 연도 영업이익은 3865억원이었다. 이후 △2015년 5019억원 △2016년 4946억 △2017년 5144억 △2018년 4537억원 △2019년 40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4년간 영업이익 4000억원 이하로 떨어진 적 없었다. 최고의 영업이익을 냈던 2017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8.2%로 업계 최고수준이었으나 2018년 7.2%, 2019년 6.0%로 감소세로 이어져 지난해 영업이익률 3.6%로 떨어졌다.
이 같은 수익 감소세는 '해외사업'탓이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규모 플랜트사업인 3조80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가스전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알제리에서 1600MW급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사실상 셧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외사업 매출원가율이 103.4%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사업 매출원가율이 86%임에도, 전체 매출원가율은 93.9%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현장 인력동원 차질 등 추가원가가 발생한 영향으로 실적이 떨어졌으나, 올해는 해외 현장 공사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 악화는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적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해, 해당 지분을 통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물려받기 위한 증여세 재원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익성이 좋은 주택사업이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건축·주택부문의 매출 비중은 43.5%로 나타났다. 2019년 말 기준 38.3%보다 5%포인트(p) 이상 커졌다. 올해 주택 공급 목표 수가 2만51세대로, 지난해 분양한 7942세대와 비교하면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주택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4207억원을 수주하며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 이미 최고의 성적을 얻은 상황이라 이 이상의 실적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가진 모회사 현대건설이 있는 상황에서 힐스테이트를 쓰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을 수주하기는 어렵다"며 "지난해도 주택 수주 많이 했는데, 그것보다 지방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할 듯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