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존폐 기로에 놓인 스마트폰(MC) 사업 방향성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지난 1월 MC사업본부 운영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뒤 두 달이 지났지만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장인 배두용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MC사업본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업 운영 방안을 면밀히 재검토 중"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고려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 주요 안건에 스마트폰 사업 방향에 대한 건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영 보고에서 이 같은 입장을 간단히 전달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권봉석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밝힌 내용과 다르지 않다. 당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바일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사업 축소, 매각, 시장 철수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LG전자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매각 조율, 인력 재배치 등 사업부 운영 방향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 그룹을 비롯해 여러 해외 기업과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가 맞는 구매자가 나오지 않자 회사 내부에선 사업부 완전 철수로 가닥을 잡았다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달 중 매각, 철수 등 방향성을 공식화한 뒤 내달 5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 역시 "현재와 미래에 경쟁력을 고려해 운영방안을 다각적으로 재검토 중에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누적 적자는 약 5조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