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인프라 투자 vs 증세 부담···바이든 연설 '주목'
[주간환율전망] 美 인프라 투자 vs 증세 부담···바이든 연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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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中 제조업 PMI 등 경제지표 발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9~4월2일) 서울 외환시장은 오는 3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인프라 투자와 증세 중 어떤 것에 집중할 것인지에 따라 변동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의 고용지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의 수출 지표도 주목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8원 오른 달러당 1131.1원을 기록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상장사 배당 시기가 본격 시작돼 원화가 대량 매도될 수 있다는 점이 원화를 약세로 밀어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인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원화 투자 심리가 약화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시선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쏠려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3~4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인프라 투자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기는 물론 글로벌 경기의 또 다른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미 국채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가 변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에 1.6%대에서 안정됐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줄었지만 경제 지표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면 금리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도 동시에 추진할 전망이라는 점이 변수다. 증세 추진은 금융시장에는 다소 엇갈린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주식시장에는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기업 증세가 현실화할 경우 기업이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면 채권시장에서 증세는 정부 부채 감소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속도를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주요 경제지표들이 다수 발표되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먼저 다음달 2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고용지표는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고용이 63만명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에는 약 38만명 증가했었다. 실업률은 전월 6.2%에서 6.0%로 하락할 것으로 기대됐다.

오는 31일(현지시각) 발표될 중국의 3월 제조업 PMI는 견조한 수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달에 비해 반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1일(국내시각)한국의 3월 수출입도 발표되는데 각각 전년동기대비 15.7%, 16.8% 내외로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말에 들어선 만큼 수급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수출 업체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출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부터 중공업체들의 역대급 수주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월말 네고물량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4월 배당시즌을 앞둔 역송금 물량도 적극적으로 나온 만큼 반대 요인(달러매수)도 팽팽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20 ~ 1140원

이번주 미 달러화는 31일 바이든 대통령의 피츠버그 연설과 유로존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레벨 부담 속 상승 속도는 잦아들 듯 하다. 이번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증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는 강달러 재료다. 다만 증시와 채권시장의 반응은 혼조세를 보여 변동성을 키울 듯 하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주 대규모 해외 선박 수주와 월말을 맞은 네고 부담, 꾸준한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등이 하락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겠으나, 4월 본격 배당 시증에 따른 역송금 경계, 미중 긴장 등이 낙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이번주 달러 및 원·달러 환율은 두가지 미국 이벤트 결과에 크게 좌우될 공산이 높다. 우선 3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법안과 4월 2일로 예정된 3월 미국 고용지표 결과는 미국 국채 금리는 물론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중요 변수 역할을 할 것이다. 즉, 미국의 두가지 이벤트 결과가 달러화 추가 강세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의 전고점(1142원)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31일 발표되는 3월 중국 제조업 PMI 지수와 4월 1일 발표될 국내 3월 수출지표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특히 국내 3월 수출의 경우 월간 기준 사상 최고액에 근접 혹은 상회할 여지가 있음은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국내 주가와 원·달러 환율 간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주가 흐름 역시 주목해야 할 단기 변수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10 ~ 1140원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테이퍼링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2023년까지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완화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도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조기 긴축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물가상승률과 비교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더욱 돋보인다. 미국의 빠른 백신 접종, 추가 부양책 타결이 미국의 경기 개선 기대를 자극해 금리발(發) 변동성은 잔존해 있는 상태다. 

반면 유럽 주요국은 아직 코로나19 영향권에 있다. 단기적으로 유럽 내 코로나19 상황 악화가 유로화의 강세 압력을 제약할 전망이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유럽 주요국의 백신 접종 속도는 미국, 영국보다 느리다. 이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로 본 미국과의 경기 모멘텀 차이 축소에도 최근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일부 주요국의 봉쇄 조치 연장에 유로화 강세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다. 

3월 중순 이후 브라질, 터키 및 러시아가 순서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해당국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넘어서거나 상단에 근접한 상황이다. 브라질과 터키 등의 물가가 미국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국 통화 약세 압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인도를 포함한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물가는 안정적이다. 물가 목표치 달성 여부로 보면 상대적으로 태국, 중국 및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긴축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차별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고려하면 일부 신흥국의 긴축이 EM(이머징 마켓) 전역으로 확산되기 어렵다. 선진국 수요 개선에 따른 아시아 신흥국 펀더멘털 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2~3분기 강세 여지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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