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해 집주인들이 제출한 의견이 4만960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4년만에 최대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초안에 대한 소유자 등 의견수렴 및 검토를 거쳐 29일 0시께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열람기간 집 소유자 등으로부터 접수된 의견은 총 4만9601건(전체의 0.35%)으로 집계됐다. 제출된 의견은 지난해 3만7410건보다 32.9% 증가한 것이다. 역대 가장 많았던 2007년 5만6355건 이후 14년만에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 공시대상 공동주택 수는 1420만5000호로 작년보다 37만4702호 늘어난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자체장들이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시가격에 이의를 제기한 곳은 정작 접수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은 의견제출이 2만2502건으로 지난해(2만6029건)보다 줄었다. 주택 재고 대비 비중도 1.03%에서 0.87%로 내렸다. 제주의 경우 지난해 115건에서 올해 46건으로 감소했다.
반면 세종은 275건에서 4095건으로 증가했다. 재고 대비 비중도 0.24%에서 3.39%로 치솟았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 의견을 취합해 접수한 것은 한 건으로 집계된다는 점에서 호수 기준으로 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세종에선 아파트 단지들이 집단적으로 의견 접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공동주택 단지에서 다수 또는 집단으로 의견을 제출한 경우는 436단지다. 집단민원은 단지 내 의견제출 세대가 30가구 이상이면서 전체의 10%를 초과하는 가구가 연명형태로 제출하는 민원이고, 다수민원은 의견제출 세대가 20가구 이상이면서 전체의 5%를 초과하는 세대가 제출한 민원(연명형태 아닌 경우 포함)이다.
다수·집단민원은 지역별로 서울 179단지, 경기 116단지, 세종 73단지, 부산 39단지, 대구 15단지 등 순이었다. 제주, 광주, 대전, 강원은 없다.
접수된 의견 중 공시가격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는 의견은 1010건(2.0%), 낮춰 달라는 요구는 4만8591건(98.0%)이다.
국토부는 "가격 상향조정 의견의 95% 이상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들이고, 하향 조정 의견의 62%는 공시가격 6억원 초과 주택들"이라고 설명했다.
고가일수록 의견 제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주택은 전체 주택은 1만1000호가량인데 1074건의 의견을 제출해 재고 대비 비중이 9.94%에 달했다. 상위 3.7%에 해당하는 공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의견 제출 비중은 3.30% 수준이었다. 공동주택의 92.1%에 해당하는 6억원 이하 주택 중 의견을 제출한 비중은 0.15%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제출된 의견을 검토한 결과 총 2485건을 조정해 조정률은 5.0%다. 지난해 조정률은 2.4%였다.
지역별로 세종이 11.5%(470건)에 달했다. 워낙 공시가격이 평균 70% 급등하다 보니 민원도 많았고, 정부의 공시가 조정 반영 비율도 높았다. 서울은 3.8%(865건), 경기는 4.2%(638건)였다. 제주는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
공시가격을 내린 것은 2308건, 가격을 올린 것은 177건이다. 공시가격을 조정하면 해당 세대만 공시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고 그 세대와 연접한 이웃 세대도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2485건의 공시가격이 조정되면서 연관세대 4만373건의 공시가격도 바뀌었다.
정부가 검토 과정에서 의견 제기가 없었지만 직권으로 공시가격을 조정한 것은 6805건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총 4만9663건의 공시가격이 조정된 것으로 집계된다. 이 중 하향은 4만3718건, 상향은 5945건이다.
국토부는 다시 이의신청을 접수해 검토를 벌여 6월25일 공시가격을 조정 공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