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등 당일배송 물량 위주"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택배 노동자 2000여 명이 총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됨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하는 부분파업을 벌인다.
다만 파업시기의 경우 정부가 택배사들에게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고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점을 감안해 예정일이었던 11일에서 미정으로 변경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은 7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77.0%로 가결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투표는 노조 총 가입자(6404명) 가운데 유효투표권자 5298명이 투표했다. 찬성은 4078명, 반대는 1151명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미 단체협약을 체결해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 조합원들과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파업권 미확보 조합원들을 파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따라서 파업 돌입인원은 노동위원회 쟁의절차를 완료한 조합원 1907명이다.
단, 파업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중앙집행위원회가 구체적 파업 돌입 일정은 위원장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정치권이 택배사들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현 사태를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감안해 파업 돌입 전 책임과 구체적 해법을 마련할 시간을 며칠 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택배물량 10% 남짓한, 생물 위주로 운송을 거부할 것"이라며 "국민 불편은 최소화하면서 생물은 당일 배송이라 택배사에 부담을 주는 전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서울 강동구 한 대단지 아파트가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으면서 빚어진 갈등의 결과다.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지상도로 차량통행을 금지한 것이다.
특히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경우 진입제한 높이가 있어 일반 택배차량(탑차)으로는 단지 출입이 어렵고 높이가 낮은 저상차량을 이용하거나 손수레로 배달을 해야 한다. 때문에 노조는 저상차량과 손수레 등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장시간 노동을 하게 만든다며 반발해왔다.
이 가운데 CJ대한통운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저상차량 도입에 일방적으로 합의했다며 노조가 강신호 대표이사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키도 했다.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계속 요청한 것은 사회적 대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행정, 관청들과 지자체 모두가 나서서 실질적인 사회적 대타협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