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4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밑돌았음에도 오히려 경기과열 우려가 해소되고 반발 매수세까지 확대되면서 상승 마감했다. 특히 기술주 및 경제 재개 수혜주에 반발 매수세가 집중됐다.
현지시간 1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0.68p(1.06%) 오른 34,382.1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1.35p(1.49%) 상승한 4,173.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4.99p(2.32%) 오른 13,429.98에 마감했다. 3대 지수 모두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쳤다. 그러나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오히려 최근 시장의 악재로 부각된 경기 과열 우려는 완화됐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다우지수는 1,200p 가까이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 5% 이상 떨어졌다. 물가 급등 등 경기 과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경제 지표가 예상치 대비 부진했다는 발표가 나오며 오히려 반발 매수세가 확대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이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플러스(+) 0.8%에 미치지 못한 결과다. 지난 3월 소매판매는 9.8%에서 10.7%로 상향 조정됐다.
3월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1천400달러의 현금 지원책이 영향을 미쳤으나 4월 들어 현금이 소진되면서 소비도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의류, 스포츠용품 등의 판매는 전달보다 줄었으나 레스토랑이나 술집 등의 판매는 3%가량 늘었다.
소매판매와 달리 수입 물가 지표는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4월 수입 물가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치 0.5% 상승을 상회했다.
수입물가는 1분기 동안 1%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다 다소 둔화했으나 2020년 4월 이후 매달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8% 증가를 밑돌았다.
3월 산업생산은 기존 1.4% 증가에서 2.4% 증가로 상향조정됐다. 3월 기업재고는 전달보다 0.3% 늘어나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2.8로 전달의 88.3보다 낮아졌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은 완화되는 반면 궁극적으로는 경제 회복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미스트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다코와 리디아 부소르는 "4월 소매판매가 식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속지 말라"며 "미국 가계는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수단과 동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한 소비자 지출 활동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PNC파이낸셜의 거스 파우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제 백신접종이 늘고 있고 더 많은 주들이 규제를 철폐하면서 사람들이 외식하고 여행하고, 영화, 콘서트, 스포츠 행사에 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채금리 상승 우려도 진정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1.660%으로 출발한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629%로 떨어졌다.
시티의 로버트 벅랜드 전략가는 CNBC에 출연해 "기업들의 턴어라운드는 중앙은행의 긴축에 대한 우려로 채권수익률이 높아지더라도 시장이 계속 상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단기 투자 상품을 사라. 좀 더 신중해 져야 할 때가 있지만 지금은 아니고 내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 증시에서 경제 재개 수혜주가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5% 이상 올랐고, 크루즈선사인 카니발과 노르웨이지안 주가는 모두 8% 이상 올랐다. 도어대시 주가는 회사 매출이 거의 3배가량 늘고 1분기 주문량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22% 이상 상승했다. 다만 월트 디즈니의 주가는 디즈니플러스(+)의 분기 구독자 수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데다 디즈니 파크 매출이 부진했다는 소식에 2.60% 하락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4.32포인트(18.68%) 하락한 18.81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