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테이퍼링 시사한 연준···무제한 '돈 찍기' 막 내릴까
[초점] 테이퍼링 시사한 연준···무제한 '돈 찍기' 막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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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자산매입 속도 조절 논의 필요해"
美 10년물 금리, 회의록 공개 직후 급등했지만 곧 안정 되찾아
업계 "테이퍼링, 단기간 내 어렵다"···내주 금통위도 '동결' 전망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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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록을 공개하며 자산매입축소, 즉 '테이퍼링'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연준은 그동안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 것이다. 이에 다음 주 열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지난달 27~28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 이날 회의록의 핵심은 자산매입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연준은 이날 회의록에서 "경기가 위원회 목표를 향해 급속히 진전될 경우, 다가오는 회의에선 자산매입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다수의 FOMC 참석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앞서 시장에서 개선된 경기 흐름 및 지표 등을 토대로 향후 연준이 완화적 기조의 통화정책을 곧 거둬들일 것이란 우려를 가라앉히는 데 힘을 쏟은 바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등 충격이 시장에 여파를 미치자, 연준 인사들은 공개석상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밝히는 등 충격을 잠재우기 바빴다. 하지만 속내로는 경제지표 등이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FOMC 의원들이 같은 생각을 공유한 것이다.

의사록 공개에 곧바로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지만, 시장은 금세 안정세를 찾아갔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일 오전 10시58분 뉴욕 전장 대비 0.86bp(1bp= 0.01%) 오른 1.6327%를 기록했다.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금리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직후 10년물 금리는 1.7%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금새 안정세를 찾아갔다.

이는 시장에서 연준의 그간 기조를 고려할 때 실제 자산매입 조절을 논의하는 회의부터 시작해 직접적인 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빠른 시일 내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지난 2013년 첫 테이퍼링 신호를 보낼 당시 시장의 '테이퍼링 탠트럼(발작)'을 경험한 것도 실제 금리 인상까지는 여유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혼란스럽기는 하나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라며 "미국 경기 회복 상황을 고려할 때 아직 테이퍼링 시그널이 가시화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이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테이퍼링의 명확한 기준과 시점에 대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이어나갈 것이며, 현재 제시된 기준인 '경제가 계속 빠르게 진전될 경우'는 미국 고용시장의 유의미한 회복을 의미하며, 그 수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내주 열릴 금통위 본회의도 이같은 연준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장 컨센서스에서도 0.5%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보다 미국 테이퍼링 논의가 불거진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금리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더욱 이목이 쏠린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꺼낸 바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이 4월 FOMC 의사록에서 다수 거론되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한은 역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스탠스를 취할지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융안정 이슈에 대한 통화정책적 차원의 고려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매파적인 의견이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합의를 이룰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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